범진규 드림시큐리티 대표, 월급쟁이서 오너로 '원톱 굳건' ②CFO 합류 후 경영권 확보, 사업 확장 속 지분 희석 "30% 이상 유지 방침"
김형락 기자공개 2020-12-24 08:30:25
[편집자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이 증시 입성 등용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2개 기업이 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스팩 합병 상장은 대대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일반 기업공개(IPO)와 달리 이미 조달된 자금을 품에 안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주목받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더벨은 스팩 합병 기업들의 사업 현황,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드림시큐리티'를 변화시킨 중심에는 범진규 대표이사가 있다. 평범한 회사원이던 범 대표는 재무 임원으로 합류해 창업주 지분을 넘겨받고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지난해 인수한 한국렌탈 경영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재무 전문가에서 보안업체 경영자로 변신한 뒤 렌탈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기를 쓰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보안기업 드림시큐리티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범 대표뿐이다. 지분 35.47%(보통주 1794만8455주)를 가지고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범 대표는 드림시큐리티 상장을 이끈 주역이다. 2017년 1월 신한제2호기업인수목적(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차입금 상환과 연구개발(R&D) 등에 쓸 공모자금 약 86억원(스팩 예치금)을 거머쥐었다. 범 대표는 2008년 7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업 확장 승부수를 던졌다. 자기자본이 4배나 더 큰 한국렌탈(2018년 자본총계 890억원) 인수·합병(M&A)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약 520억원을 투입해 한국렌탈 지분 46.67%(간접 지배 지분 포함)를 확보했다. 올 2월부터 한국렌탈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양사 경영 전반을 두루 살피고 있다.
지배구조는 단일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범 대표를 최정점에 두는 구도다. 코스닥 상장 직전 범 대표가 가진 드림시큐리티 지분은 60.29%(보통주 188만6294주)였다. 2017년 1월 스팩과 합병하면서 지분율이 48.5%(보통주 1736만6165주)로 하락했다.
범 대표는 2008년 오너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해 7월 드림시큐리티 창업주 황석순 전 대표이사가 가지고 있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했다. 지분 거래와 맞물려 대표이사도 황 전 대표에서 범 대표로 바뀌었다.
범 대표는 샐러리맨 출신이다. 재무 분야에서 경력 쌓아 2001년 드림시큐리티에 합류했다. 1993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학사) 졸업과 동시에 현대모비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기아자동차로 둥지를 옮겨 2000년 2월까지 재정팀장을 지냈다. 이듬해 드림시큐리티에서 재무 담당 이사로 새 출발했다. 기아자동차에서 나와 벤처캐피탈(VC)에서 일하던 시절 드림시큐리티에 투자하며 황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2008년까지 등기임원으로 드림시큐리티 재무 라인을 책임졌다.
틈틈이 보안 분야 전문성도 갖춰나갔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에서 정보보호학과 석사과정을 밟았다.
한국렌탈 인수를 계기로 지배구조가 또 한 번 바뀌었다. 올 1월부터 드림시큐리티가 한국렌탈을 종속회사로 편입했지만, 최대주주 지배력은 30%대로 떨어졌다. 드림시큐리티가 한국렌탈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한 대규모 유상증자에서 범 대표가 배정받은 신주를 100% 청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지난해 11월 드림시큐리티는 약 386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범 대표는 배정 받은 신주인수권 735만7176주 중 683만주를 장외매도해 청약자금 약 14억원을 만들었다. 처분단가는 210원이었다. 남은 물량만 권리를 행사하면서 지분율이 기존 48.5%에서 35.47%로 희석됐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범 대표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주인수권 일부를 매도했다"며 "최대주주 지분은 3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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