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약바이오 마켓 리뷰]바이오 기평 수임, 이크레더블·한기데 '싹쓸이'특례상장사 80% 이상 관여…신라젠·티슈진 상폐 우려에 ‘AA’ 실종
민경문 기자공개 2020-12-24 08:27:40
[편집자주]
2020년 K-바이오는 어느 때보다 다이나믹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뒤흔들면서 업체별몸값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 만큼 자금 조달도 활발했다. SK바이오팜 IPO 흥행으로 비상장사 투자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여기에 조단위 기술이전 등과 같은 낭보도 꾸준했던 한 해였다. 더벨은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보고 내년 시장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3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술성평가 시장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이 국책연구기관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이크레더블과 한국기업데이터는 단연 돋보이는 수임 실적을 보였다. 신라젠·코오롱티슈진 등의 상장폐지 위험이 대두되면서 AA급 평정이 사라진 점도 관전포인트로 지목되는 부분이다.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이익을 못 낸 기업에 코스닥 진입 기회를 주는 제도다. 다만 적자기업인 만큼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에서 기술성평가를 거쳐야 한다. 기관 2곳에서 'A'와 'BBB' 등급 이상이 필요하다. 올해 기술특례 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업체는 총 16개 기업이었다.
더벨이 증권신고서 등을 통해 이들 업체들의 기술성평가 기관을 조사한 결과 이크레더블이 9곳, 한국기업데이터가 8곳 바이오기업의 등급 일부를 책임진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기업 중에서 이들 양사가 등급을 부여한 업체는 13곳에 달했다. 사실상 시장을 독식한 셈이다. 기술성평가 기관은 보통 건당 1500만~2000만원 수준의 수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다음으로는 기술보증기금이 5곳으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나이스디앤비와 나이스평가정보 등 나이스그룹에서 5개 바이오기업의 신용등급을 책임졌다. 모두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생명공학연구원은 엔젠바이오와 SCM생명과학은 두 곳의 기평을 실시하는데 그쳤다. 생명공학연구원은 더벨이 바이오 투자자 대상으로 국내 기술성 평가기관에 대한 신뢰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이기도 했다.
이 밖에 SCI평가정보(젠큐릭스)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지놈앤컴퍼니)이 각각 1곳의 기평 수임 실적을 기록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지난 11월 30일 상장심사기관인 한국거래소로부터 농식품 융복합 산업분야 코넥스 기술특례상장 평가기관으로 지정받으며 기술성평가 시장에 데뷔했다.
전문가들은 국책연구기관이 TCB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실적이 적은 데 대해 ‘정체성’ 차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말한다. 국내 증권사 IPO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의 경우 보통 기술성평가가 주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거래소에서 기평 기관을 2곳을 선정할 때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이 사실상 공무원 조직이라는 점도 평가 실적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 TCB 업체들과 다르다는 분석이다. 국책연구기관 상당수는 기술성평가 심사 때마다 평가자를 외부에서 구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전문성이 천차만별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지난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크레더블과 한국기업데이터는 각각 6곳, 8곳 이상의 바이오텍 기술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타 기관들의 실적과 비교하면 단연 차별화되는 수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보건산업진흥원은 각각 천랩, 수젠텍 등의 기술성평가를 책임지는데 그쳤다.
올해 바이오기업들의 기술성평가 시장에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AA’ 평정이 한 곳도 없었다는 점이다. 등급 대부분은 A 또는 BBB 둘 중의 하나로 결정됐다. 작년에도 천랩과 미국 기업인 이노비오가 AA를 받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나마 이노비오는 IPO가 성사되지도 못했다.
시장 관계자는 “IPO 당시 AA등급을 받았던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위험이 부각되면서 기술성평가 기관들도 AA를 부여하는 데 부담감을 갖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사에 AA 등급을 부여한 평가기관은 나이스평가정보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