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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PE 애뉴얼 리포트]프랙시스캐피탈, 공격적 투자 드라이브 '시동'경쟁입찰 승기·크로스보더 딜 성사…다양한 볼트온 시도

노아름 기자공개 2020-12-31 08:20:25

[편집자주]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PE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까지 극심한 딜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존 계획의 불가피한 조정도 발생했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 재앙속에 PE 운용사들의 한해는 어땠을까. 투자와 회수, 펀딩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캐피탈)는 올해 뜻 깊은 성과를 여럿 이뤄냈다. 처음 도전한 제한적 경쟁입찰 딜에서 쟁쟁한 원매자를 따돌리고 투자 기회를 잡았다. 베트남에 위치한 국제학교 인수를 마무리해 첫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 트랙레코드도 쌓았다. 번개장터 또한 시장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인수 건으로 꼽힌다.

지난해 약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투자활동에 공격적 드라이브를 건 모습이다. 그간 보여줬던 색채와 차별화되는 면모를 드러내며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해를 뿌듯하게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미들사이즈 신규 투자 성사…랜드마크 트랙레코드 쌓아

프랙시스캐피탈은 그동안 성장성이 기대되는 그로쓰캐피탈(Growth Capital) 기업에 수백억원 단위 초기투자 마중물을 투입하는 전략으로 두각을 나타내 왔다. 기업가치 500억원~2000억원 규모의 중소·중견기업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 그에 반해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을 인정받은 JTBC스튜디오는 2013년 프랙시스캐피탈 설립 이래 단일 투자 건 중에서는 가장 큰 액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은 JTBC스튜디오가 발행하는 신주 1869만3919주를 매입하기 위해 제이콘텐트리와 지난 29일 주주간계약을 마쳤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유상증자에 3000억원을 투입하게 되며, 거래종결은 오는 2021년 3월 이뤄질 예정이다. 블라인드펀드 '프랙시스밸류크리에이션펀드2호'와 인수금융, LP코인베스트먼트펀드(공동투자펀드) 등이 함께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인수금융 확약서(LOC)를 발급받은 가운데 내달부터는 구체적인 인수구조 설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JTBC스튜디오 프리IPO 작업은 중국 텐센트를 비롯해 해외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경쟁입찰 딜 경험이 풍부한 여타 원매자와는 달리 그간 프라이빗딜(수의계약)에 집중해 온 프랙시스캐피탈의 승세를 점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다만 딜이 어느정도 무르익으며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면모를 보여준 프랙시스캐피탈로 승기가 기울었다는 관전평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콘텐츠와 기술기반 서비스업종에 주목해 신규 투자처를 물색해오던 상황이었고, JTBC스튜디오는 이와 같은 니즈를 충족해 주는 투자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프랙시스캐피탈은 JTBC스튜디오가 보유한 전통적인 드라마 제작·유통 능력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동영상 콘텐츠를 아우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드라마 한우물을 파는 경쟁사와는 달리 JTBC스튜디오는 자회사를 통해 영화 및 웹예능 등 콘텐츠 제작에 다양성을 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았다. 2시간 이상의 긴 러닝타임 콘텐츠와 5분~10분 내외의 짧은 호흡 콘텐츠 등을 통해 성별과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완성형 모델이라는 점이 특히 주목받았다. 이는 그간 JTBC스튜디오가 BA엔터테인먼트, 퍼펙트스톰필름 등 영화제작사를 꾸준히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해왔던 덕택으로도 풀이된다.

프랙시스캐피탈은 JTBC스튜디오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향후 성장가능성에 주목해 거래과정 전반에 공격적으로 임했고, 최종적으로 하우스의 랜드마크 딜로 꼽힐만한 트랙레코드를 쌓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번개장터·국제학교 경영권거래 마침표…첫 크로스보더 딜 눈길

번개장터와 베트남 국제학교도 하우스의 역량이 집중된 신규 바이아웃 건이다. 두 투자대상 모두 지난해부터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척돼 올해 최종적으로 거래가 종결됐다.

번개장터는 국내 최초의 스마트폰 중고시장 어플리케이션을 론칭해 선점효과를 누리는 곳으로 익히 알려져있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 근처 2~10㎞ 범위 내에서 판매 중인 물품리스트를 확인 가능하고, 실시간 채팅 기능 '번개톡'이 소비자로부터 반응을 이끌어냈다. 현재는 중고물품 직거래 거래편의서비스 '우리동네'로도 친숙하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의 취급고(GMV)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 구주와 신주매입을 병행해 기업 성장의 마중물을 투입해 둔 상태다. 올해 상반기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600억원 안팎의 자본확충이 이뤄졌다.

기업 체질개선을 이루기 위해 전문경영인(CEO) 물색에도 공들였다. 번개장터는 프랙시스캐피탈이 투자기업 물색 단계에서부터 전략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 e-커머스기업 티몬 등을 거친 이재후 현 번개장터 대표를 내정해 인수이후 청사진을 발 빠르게 그려간 예다. 인수후통합(PMI)에 공들인 결과 풋셀 등 번개장터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았다. 스니커즈 커뮤니티인 풋셀을 인수해 번개장터에 볼트온(bolt-on) 전략을 꾀했다.

이외에도 프랙시스캐피탈은 베트남에 위치한 국제학교 세인트폴 아메리칸스쿨 하노이(St. Paul American School Hanoi)의 운영법인의 경영권지분을 매입했다. 2011년 설립된 세인트폴 아메리칸스쿨 하노이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다국적 학생들이 재학 중인 국제학교다.

LX인베스트먼트와 공동 투자했으며,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주주변경 승인심사 등을 지난 상반기 마쳤다. 해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던 지난해 현지 실사를 진행해 코로나19 여파를 빗겨갈 수 있었다. 잔금납입 등이 수차례 나눠 진행됐고, 최종적으로 올해 거래종결됐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사교육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고 △교육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 운용사가 에스티유니타스 등 국내 교육 유관업체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지만 크로스보더 딜에 나서 실제 결실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만큼이나 교육열이 높은 국가로 알려졌다. 다만 공교육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사교육 기관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영어교육 수요가 높아 이를 위한 국제학교 진학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부지확보, 인허가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립학교 진입장벽이 높다.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사립학교들의 시장 장악력이 상당하다는 게 베트남 현지 사정에 밝은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러한 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프랙시스캐피탈은 LX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세인트폴 아메리칸스쿨 하노이 인수를 단행, 해외 무대로도 투자외연을 넓힐 수 있었다.

◇볼트온 통해 기업가치 제고…내년 투자회수 고삐

기존 투자처인 비즈니스온에는 볼트온을 진행했다.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서비스기업 비즈니스온은 프랙시스캐피탈이 지난해 9월 인수한 회사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올 들어 글로핸즈, 플랜잇파트너스 등을 자회사로 붙여 포트폴리오기업 가치제고에 고삐를 당겼다.

비즈니스온은 빅데이터 기반 경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 기반 간편서명에 강점을 지닌 글로핸즈 △데이터 가공 및 시각화에 기술력을 보유한 플랜잇파트너스와 시너지 효과 도출을 꾀했다는 설명이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전자계약 활용범위가 점차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 볼트온 전략을 통해 선제적 대비에 나선 셈이다.

이외에 토다이코리아는 외식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외부에 매각했다. 토다이코리아는 2008년 설립돼 해산물뷔페 직영점 운영을 이어왔고, 2014년에는 웨딩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2015년 투자한 토다이코리아에 통매각 및 분리매각 등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심해오다가 웨딩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식사업부문을 올해 원당에프엔디에 매각했다. 원당에프엔디는 두부 제조·판매사 원당푸드의 관계사다.

바쁜 한 해를 보낸 프랙시스캐피탈은 내년에는 기존 투자기업 가치제고와 더불어 투자회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 플랫폼 리디는 이르면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점쳐지며 △스포츠의류 OEM기업 호전실업 △마스크팩제조사 엔코스 △가정간편식(HMR) 시아스 등에 대한 엑시트 기회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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