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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금융권 新경영지도]우리금융지주, 새 경영목표 '효율성' 중심 재편높은 CIR 부담, '총괄' 조직 해체 등 슬림화…ESG·디지털 힘 싣기

이장준 기자공개 2021-01-07 07:51:43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면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기 마련이다. 다만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과정이라고 해도 때마다 갖는 의미는 크게 다르다. 한 해 경영전략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가 천차만별로 갈리기 때문이다. 2021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15: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경영 화두는 '효율성'이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코로나19와 빅블러(big blur) 등 불확실성 대응에 가장 공을 들일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 조직도 여기 초점을 맞춰 군더더기 없이 슬림하게 변모했다.

브랜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무게를 싣는 전략적 변화가 담긴 조직재편 양상도 엿보인다.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아울러 디지털혁신을 통해 '재도약'의 포석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돋보였다.

◇지주 출범 후 경영목표 첫 변화 발맞춘 재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목표를 '혁신과 효율성 기반 그룹 경쟁력 강화'로 제시했다. 2019년 초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줄곧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목표로 삼아왔는데 이번에는 변화를 줬다.

'혁신'이라는 키워드는 지난해에도 7대 경영전략에 담겼다. 당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인해 홍역을 치렀던 만큼 고객 중심 영업,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그룹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혁신을 경영목표에 녹여냈다.

대신 '효율성'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키워드다. 우리금융은 이번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6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제시하기도 했다. 효율성을 경영목표와 전략에 모두 포함할 정도로 강한 변화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손 회장은 "요즘같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할 때는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가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금융권과 비(非)금융권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까지 나타나며 변수가 많아진 탓이다.


특히 그는 우리금융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이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CIR은 영업이익 대비 인건비 등 비용이 얼마나 지출됐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효율적으로 영업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장 큰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CIR은 작년 9월 말 기준 53.7%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CIR이 50%를 웃돌았다. 모든 그룹사의 인적·물적자원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 배경이다.

◇지주 조직 '7부문 2단 5총괄→8부문 2단' 축소

효율성은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지주 조직 재편에 반영됐다. 기존 '7부문 2단 5총괄 23부 1실 1팀 체제'가 '8부문 2단 16부 2실 1팀' 체제로 변화했다. 조직 수는 39개에서 29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총괄 조직이 모두 사라진 게 눈에 띈다. 기존에는 각 사업부문 산하에 신사업·자산관리·글로벌·CIB·디지털총괄을 두고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아직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계열사 수가 많지 않아 비효율적이라 판단했다.


성격이 유사한 부서 간 통·폐합도 이뤄졌다. 사업관리부문과 산하 조직, 재무부문 산하 신사업총괄과 사업포트폴리오부, 전략부문 산하 사업성장지원부 등의 핵심 롤을 합친 '사업성장부문'을 꾸렸다.

사업성장부문에는 간소하게 시너지추진부와 사업포트폴리오부를 배치했다. 신규 편입 자회사의 육성과 시너지 업무를 통합해 수행한다.

이처럼 우리금융은 작고 강한 조직을 지향한다는 입장이다. 조직운영의 효율성은 높이되 임원의 책임과 권한을 더욱 명확하게 해 업무 추진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브랜드가치 제고, 디지털 혁신 통한 '재도약' 준비

브랜드 및 ESG경영 강화도 이번에 우리금융이 새롭게 내세운 경영전략이다. 지주 3년차를 맞이해 어느 정도 그룹 체제를 꾸렸다고 판단하고 '우리금융'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한국형 뉴딜 정책에 발맞춘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 일환으로 새 슬로건 '우리 마음 속 첫번째 금융'을 발표했다. '하늘 아래 첫 번째 은행(대한천일은행)'이라는 헤리티지를 계승해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고 사랑받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전담 조직도 기존 홍보브랜드부문보다 포괄적인 '브랜드부문'으로 이름을 바꿨다. ESG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 ESG경영부를 신설하고 브랜드가치 제고에만 집중하기 위해 지주 브랜드전략부를 홍보실과 분리했다. 담당 임원인 황규목 전무 역시 부사장으로 승진해 조직의 격을 높였다.


신년 전략으로 내세운 '디지털 넘버원(No.1) 도약'을 위한 움직임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우리금융남산타워를 우리금융디지털타워로 명명하고 지주 디지털·IT부문과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 개발본부를 여기 이전시켰다. 아울러 디지털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손 회장이 여기 집무실을 만들어 매일 오후 출근하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기존 디지털총괄 조직은 사라졌으나 디지털추진단이 이를 대체했다. 브랜드부문과 마찬가지로 이를 이끄는 황원철 상무도 이번 조직 개편과 더불어 전무로 승진했다. 우리은행 DT추진단장(최고디지털책임자·CDO) 겸직 체제도 유지된다.

조직을 대거 손보고 전열을 가다듬은 건 손 회장이 신축년 경영 화두로 제시한 '리질리언스(Resilience)'와도 맞닿아있다. 다시 뛰어오른다(to jump back)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리실리오(resilio)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스프링처럼 강한 회복력을 통해 변혁의 시기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내세웠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침체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약화한 영업력을 회복하고 전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강한 회복력을 불어넣기 위해 리질리언스를 새 화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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