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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IR 전략 변화 점검]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설득보단 홍보' 주력⑧코로나19로 다양한 비대면 IR 시도, 해외 대면 IR 공백은 아쉬워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17 08:39:04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은행들의 해외 IR 전략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출장길이 막히자 '버추얼 NDR' 등 비대면 IR 방식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탓이다. 특히 IR 활동이 이전보다 더 활발해진 양상이다. 대다수가 해외주주 비중이 60%를 넘는 상태여서 이들과 네트워크 유지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주가 부양이 회장들의 약속이었다는 점도 한몫을 한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해외 IR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민영화 계획도 미뤄진데다 주가마저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주가는 작년 지주사 전환 당시 1만5300원 수준에서 줄곧 떨어져 1만원까지 내려왔다.

문제는 IR을 위한 해외 출장까지 발이 묶였다는 점이다. 글로벌부문 전문가로 그의 '장기'나 다름없던 대면 IR에 제약이 생겼다. 급기야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손 회장은 IR 전략을 일부 수정하는 쪽으로 대응 방안을 짰다. 기존 IR은 국부펀드,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 신규 유치를 목표로 한 '설득'에 가까웠지만 당분간은 IR 타깃을 정해두지 않기로 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견고한 펀더멘탈을 '홍보'하는데 의의를 둔다는 방침이다.

◇완전민영화 선결과제 '주가', 장기투자자 중시 경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몇 년새 가장 활발한 해외IR 행보를 보였던 CEO다. 신규 투자자 유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완전 민영화'와 '지주사 전환'이란 큰 틀을 완성하기 위해선 주가를 적정선으로 유지하는 게 선결과제였다.

지주사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민영화는 아직까지 미완의 과제다. 당초 금융당국이 발표한 '우리금융지주 매각 로드맵'에 따르면 예보는 올해 상반기부터 우리금융 매각작업에 돌입했어야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 질병 사태로 지분 매각이 잠정 연기됐다. 우호적인 매각 여건(주가 1만2300원대)이 조성될 때까지는 매각 작업을 개시하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손 회장은 취임 후 총 7개국(홍콩, 싱가포르, 영국, 스웨덴, 일본, 미국, 중동)을 돌며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냈다. 특히 장기 성향 투자자들과의 관계 유지를 중시해왔다.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었다. 단기간에 많은 해외투자자를 유치하기보다 쉽게 돌아서지 않을 장기투자자를 끌고가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판단에는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한정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예금보험공사(17.25%)와 우리사주조합(6.53%), 과점주주(27.56%) 등의 지분을 제외하면 유통물량 자체가 50%가 채 되지 않는다.

꾸준한 큰 손 투자자가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였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25.5%, 외국인 주주 비중은 2.18%에 불과하다. 주요 주주 리스트에서도 꾸준히 1%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없다. 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 등의 '단골'인 큰 손 투자자들이 20% 안팎 수준 지분율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타개하겠다는 손 회장의 신념은 IR 행선지 선정 과정에서도 잘 드러났다. 작년 5월 지주사 전환 후 처음으로 일본과 홍콩으로 IR을 나갔을 때도 가장 먼저 일본 연기금(GPIF)과 홍콩 소재 국부펀드 등 장기 성향 투자자들을 우선적으로 찾았다.

당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기도 했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적극적 투자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국부펀드와 연기금처럼 장기투자자를 염두에 두고 중동지역이나 런던, 북미 지역을 주로 찾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은 숫자에도 강하고 영어도 유창한 편이라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디테일한 질문에도 직접 대답하는 편"이라며 "투자자들과의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편이라 면담요청이 쇄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기투자자 전략 유효하지만 비대면IR 한계

그러나 올해는 대면 IR이 불가능해졌다. 비대면 IR 방식으로는 까다로운 장기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역부족이다. 신규투자자 유치는 대면 IR이 가능한 시기로 미뤄뒀다. 내년께 국가간 이동제한이 완화되면 적극적으로 국제금융도시를 방문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당분간은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IR 자료에 더 많은 메시지를 담아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과의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제안이 들어오는 증권사 버츄얼컨퍼런스(virtual conference)를 가리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그외에는 컨퍼런스콜(컨콜)을 활용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부펀드, 연기금 등 장기성향의 가치투자자 유치가 IR의 주요 목표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투자자를 가려 진행할 상황이 아니다"며 "그룹 비전을 시장에 알리고 소통하기 위해 한주에만 무려 2~3건에 달하는 IR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 유지도 주력하고 있다. 주요 주주들은 투자 연속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 수가 적다는 게 한계다. 작년 말 기준 뱅가드 토탈 인덱스 펀드(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INDEX)가 유일하게 1% 이상 지분보유 해외주주 리스트에 올랐다.

투자자 지분율은 1%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언제든 다시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투자자들도 엿보인다. 싱가포르투자청(GIC), 아부다비투자청(ADIA), 사우디아라비아통화청(SAMA), 홍콩금융관리국(HKMA),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등 대표적인 각국 국부펀드들이 모두 우리금융의 소액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또 다른 중장기 투자펀드인 캐피탈월드그로스앤인컴펀드(Capital World Growth and Income Fund)와 템플턴펀드(TEMPLETON GROWTH FUND), 중국 뮤추얼펀드인 매튜스의 Matthews International Funds(MIF) 등이 역시 해외주주 리스트에 올라있다.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GMO펀드(GMO Emerging Markets Fund) 역시 장기적 투자성향을 가진 투자자로 꼽힌다. 중국 안방보험, 홍콩 베어링PEA 등의 중국계 자본도 꾸준히 우리금융지주에 관심을 가져온 투자자들로 꼽힌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은 이들을 비롯해 당분간 IR 대상과 범위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투자자 설득보다 우리금융을 다수에게 홍보하는데 보다 초점을 두고 코로나로 인한 IR 위축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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