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잃은 케이뱅크, 후임자는 누구 이문환 행장 갑작스레 사임, 차기 수장 '외부 전문가' 무게
김현정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1-01-11 07:41:1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돌연 사임한 뒤 차기 행장 자리가 안개속이다. 주주사 및 내부 관계자들도 지난해 케이뱅크 분위기 전환에 적잖은 공을 세운 이 행장이 급작스레 물러난 것을 놓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후임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전문가가 아니면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안팎으로 퍼지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 측은 외부 전문가를 찾기 위해 발벗고 나선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이 7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케이뱅크는 즉각 정운기 부행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 행장의 본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다. 올 4월 취임식을 올린 만큼 10개월 정도 근무하던 차다.
주주사들도 6일 저녁 갑작스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명확한 사유는 없었다. 지난해 이 행장이 케이뱅크 구원투수로 온 뒤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통과, 4000억원 증자 성공 등 꼬여있던 실타래를 풀어내며 정상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낸 만큼 돌연 사의는 의아할 수밖에 없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지난해 5~6월 증자 준비를 할 때 이 행장이 직접 주주사들을 찾아다니며 케이뱅크 청사진을 열심히 제시했다”며 “믿고 큰 자금을 투자한 것도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적잖이 놀랐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후임 CEO다. 올해는 토스뱅크 출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등 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요한 변곡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중심을 잡고 끌고나갈 CEO가 절실하다.
특히 케이뱅크가 추가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기 행장의 전문성과 실제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이 CEO를 맡는지가 케이뱅크의 성장성을 가늠할 주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국내는 물론 해외 사모펀드(PEF)까지 발을 넓혀 지분 투자자를 모을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메릴린치)를 투자 유치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다른 주주사 관계자는 “올해 추가적인 자금 유치도 계획하고 있고 타 경쟁사도 바쁘게 제 갈길을 재촉하고 있는 만큼 확실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왕 이렇게 된거 더 레벨업하기 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케이뱅크 측에서 외부 전문가를 차기 행장 후보로 물색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케이뱅크 행장은 실질적 대주주인 KT에서 선임권을 갖고 있다.
사실상 지금까지는 내내 KT 출신 인사가 케이뱅크 행장에 올랐다. 초대 행장인 심성훈 전 행장과 이 행장 모두 KT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다만 이번에는 KT를 벗어나 핀테크 전문가가 올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일반 은행업이 아니라 전자뱅킹인 만큼 전문가가 아니면 케이뱅크 행장은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라며 "외부에서 젊은 핀테크 전문가를 뽑으려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행장 선임 절차에서는 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기존에 관리해 온 케이뱅크 내부 후보자들과 더불어 주주사, 이해관계자, 외부자문기관 등 추천을 통한 외부 후보들이 추가됐다. 이번에도 역시 주주사들에 메일을 통해 CEO 추천 후보자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인선의 경우 심 전 행장, 정운기 재무관리본부장, 박대영 상근감사위원, 옥성환 경영기획본부장,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 김근식 위험관리본부장, 김도완 ICT융합본부장, 김주은 준법감시인이 롱리스트에 포함됐다. 하지만 KT 출신 인사였던 이문환 전 BC카드 사장이 최종 낙점됐다.
주주총회가 3월인 만큼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다. 다만 적임자를 찾지 못할 경우 케이뱅크 내부 출신 인사가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 주요 경영진에는 정운기 행장대행을 비롯해 △권영종 준법감시인 △권선무 미래금융총괄 TF장 △김도완 ICT총괄 본부장 △김근식 위험관리총괄 본부장 △양영태 전략투자 총괄 TF장 △이원재 UX총괄 본부장 △김태진 운영총괄 본부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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