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본격적으로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든다. 이달 초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이랜드벤처스’를 설립하고 유망 패션·리테일테크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이랜드그룹은 이달 7일 벤처캐피탈업체인 이랜드벤처스를 설립했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이랜드월드 자회사로 배치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투자회사 인가 신청을 완료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벤처스 설립에 앞서 패션 및 리테일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 육성하는 시도를 해왔다. 시작은 2019년 한화생명이 ‘드림플러스’라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모집을 위해 이랜드리테일과 손을 잡으면서다. 당시 이랜드리테일은 유통업 관련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했다.
이후에는 이랜드그룹 차원에서 파일럿 형태로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나섰다. 아동복 정기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인 ‘키즈픽’에 지분 투자를 비롯한 이랜드리테일의 자체브랜드(PB) 콘텐츠를 제공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패션 컨설팅 업체인 디자이노블과 유아용 제품 성분 분석 업체인 맘가이드, 콘텐츠 마케팅 플랫폼 업체인 태그바이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특히 리테일테크 트랙을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의 경우 평균 지분가치가 50% 이상 증대되고 후속 투자로 연결되는 성과를 얻었다. 리테일테크는 유통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용어로 유통산업에 적용되는 정보통신기술을 의미한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벤처스 설립을 통해 대기업으로 맡아야 할 사회 책임 이행 차원에서 이랜드그룹이 강점을 갖는 패션, 유통, 서비스, IT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랜드그룹 보유 유통, 외식, 레저 브랜드 활용을 통한 육성 업체들의 사업 기반 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유통업계의 투자 변화와도 관련 있다. 유통업계는 최근 수년간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급격한 전환을 맞으면서 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맞았다. 전통적으로 기술기업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면 현재는 IT, 모빌리티 등 다양한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활로 모색으로도 볼 수 있다. 단순히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을 통해 신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경영스타트업 컨설팅 업체인 롯데액셀러레이터, 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등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랜드벤처스의 첫 수장은 우준호 이랜드그룹 투자본부장이 맡았다. 우 대표는 과거 M&A 실장 등을 지내며 이랜드의 다양한 딜을 담당해 온 전문가다. 이밖에 사내이사로 이윤주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형욱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이름을 올렸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가 보유한 혁신 DNA를 성장의 모멘텀이 필요한 스타트업에 이식해 시너지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라며 “최근 대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가 화두인데 이런 차원에서도 스타트업 지원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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