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현대모비스]사외이사진, 자동차 관련 전문성에 올인...다양성 미비②자동차 애널리스트·CEO·교수 등 구성...국적 다양성 호평 불구 성별 다양성 저평가
김서영 기자공개 2021-01-27 11:29:0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의 자격 요건으로 전문성을 가장 높이 샀다. 동시에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들을 선임해 독립성도 놓치지 않았다. 사외이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진을 감독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이사회는 현재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사외이사는 장영우·유지수·김대수·브라이언 존스(Brian D.Jones)·칼 토마스 노이먼(Karl-Thomas Neumann) 등 5명이다. 현대모비스가 국적을 불문하고 전문성 제고에 집중해 사외이사진을 꾸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외이사진은 재무와 자동차업계에 정통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재무 전문가가두 명이고, 자동차 경영전략 전문가는 세 명이다.
장 이사는 지난해 1월 주주추천 사외이사로서 선임됐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아닌 독립적인 외부자문단이 추천했다. 투명경영위원회에서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지수 이사는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 및 고문을 맡았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경영학 박사로 국민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김 이사는 미국 국적으로 생산물류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생산관리학회 및 한국구매조달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외국인 사외이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 2월 창사 처음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미국 국적의 브라이언 존스 이사와 독일 국적의 칼 토마스 노이먼 이사다.
존스 이사는 현재 미국의 투자회사 아르케고스 캐피탈 공동대표와 뱅크캡 파트너스 대표를 맡고 있다. 인수합병(M&A)과 투자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이먼 이사는 자동차 전문 엔지니어 경력을 갖춘 경영자 출신이다. 독일 콘티넨털 대표, 폭스바겐그룹 중국 담당 총괄, 오펠 대표 등을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진이 전문성은 갖췄지만, 재무와 자동차 분야에 치우쳐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사외이사로 공정거래·법무·거버넌스 분야 전문가를 선임했다. 기아도 지배구조·법률·세무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뒀다. 또한 여성 임원을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것은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이는 세 계열사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토대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사회 산하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자들을 사전 검증한다. 해당 후보자의 선임 배경이나 최대주주와의 관계 및 최근 내무거래와 자기거래 등을 검토한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3년 내에 횡령이나 배임 판결을 받은 자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현대모비스 및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어선 안 된다. 사추위는 후보자의 겸직 사항 및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해 충실하게 검토한다. 이를 위해 후보자의 확인 날인이 담긴 '사외이사 자격조건 확약서'를 받아 한국거래소에 제출한다.
현대모비스에는 타사 겸직에 대한 별도의 내부기준은 없다. 다만 상법 제542조의8 제2항에 따라 사외이사들은 타사 등기임원 겸직이 2개 이하로 제한된다. 일부 사외이사가 타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지만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사외이사 5명은 모두 이사회 회의에 100% 출석했다.
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를 선임한 후에도 이들의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최근 2년간 이뤄진 사외이사 교육은 재무나 경영 전략, 현장 점검에 초점을 맞춰졌다. 지난해 세계 경제 전망 세미나와 기술 설명회를 진행했다. 2019년에는 사외이사들이 경영이나 연구개발(R&D) 전략과 각국 법인을 직접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사외이사의 전문성이나 독립성, 다양성을 중요한 자격 요건으로 정해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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