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VC 포커스]스케일업파트너스, 극초기 바이오 컴퍼니빌더 자청원익투자 출신 이태규 대표 설립…대학병원 연구진 창업 러닝메이트 지향
양용비 기자공개 2021-01-27 10:09:22
[편집자주]
정부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조와 맞물려 벤처투자시장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모험자본' 문을 두드리는 '루키 벤처캐피탈'도 급증 추세다. 이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생존전략으로 스타트업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업계를 누비고 있는 새내기 벤처캐피탈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바이오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와 창업이 쏟아지면서 벤처캐피탈의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유한책임형(LLC)형 벤처캐피탈 스케일업파트너스는 이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해 1월 탄생했다.현재 바이오 창업의 중심축은 이동하고 있다. 대학교 내 이공계열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던 바이오 창업은 현재 대형 연구중심 병원의 연구진 창업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스케일업파트너스는 병원 연구진의 창업과 성장을 함께하는 러닝메이트를 넘어 시리즈A까지 안착을 돕는 컴퍼니빌더가 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바이오 분야 베테랑 심사역 뿐 아니라 특허·임상·시장 전문가가 의기투합했다.
◇출범 스토리 : 바이오 전문 컴퍼니빌더 지향…임상·특허 전문인력 '의기투합'
스케일업파트너스는 삼성전자를 거쳐 원익투자파트너스에서 20년 넘게 인공지능(AI), 바이오 분야에 투자한 이태규 대표(사진)가 설립했다. 대형 연구병원의 연구진 중심의 창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이에 특화된 벤처캐피탈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스케일업파트너스가 바이오 전문 컴퍼니빌더를 지향한 배경에는 이 대표의 투자 철학이 녹아있다. 장기간 극초기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면서 인큐베이팅의 중요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초기 투자 이후 인큐베이팅을 강화하면 안정화 단계로 쉽게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며 “그만큼 전문가 집단과 함께 초기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체계적으로 전략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바이오 전문 컴퍼니빌더로 거듭나기 위해 수많은 파트너들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익투자파트너스에서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이 합류했다. 바이오 투자 전문 심사역인 정성욱 부사장과 경영관리본부장 출신 박경섭 부사장이 파트너로 가세했다. 여기에 IBK투자증권 IB사업부문장 출신 유식열 부사장(파트너)도 합류하면서 투자 전문성이 높아졌다.
스케일업파트너스는 투자 기업에 포괄적 개념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초기 단계에서 사업화 역량을 분석해 성장 단계별 사업화 적정 목표치를 설정한다. 이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모델 개발과 자금, 기술, 인력 등을 함께 고민한다.
인큐베이팅 과정에선 스케일업파트너스의 핵심 운용인력 뿐 아니라 비상근 전문인력 3명도 큰 힘이 될 예정이다. 임상 인허가 최고권위자로 꼽히는 주완석 클립스 전무와 하나특허법인의 정지혜 변리사가 조력자로 나선다. 다국적 제약사에서 근무한 이형두 약학박사도 함께 한다.
◇생존전략 : 대학병원 협업 인프라 구축 완료…올해 구체화 목표
스케일업파트너스는 창업 원년인 지난해 국내 대학병원의 교원·연구진과 창업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의사나 바이오 연구진의 초기 창업을 지원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든 셈이다.
스케일업파트너스가 초기 터전을 서울 종로 인근으로 잡은 이유도 대학병원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다. 국내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이 테헤란로에 둥지를 트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는 대학병원들과의 협업을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초기 바이오 기업 전용 펀드 2개를 결성해 약 20억원의 재원을 확보했다. 다만 바이오 연구진의 초기 창업 성공을 위해선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이 대표는 “극초기 투자 이후 비임상이 마무리되는 시리즈A 시점까지 러닝메이트로서 적극 지원하려 한다”며 “이 단계까지 함께 하려면 한 기업당 20억~30억원 가량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기업 투자와 운용 과정에선 베테랑 운용역인 이 대표의 역량이 빛을 발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원익투자파트너스 재직 시절부터 초기 바이오 기업을 발굴해 왔다. 2014년부터 4개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1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했다.
오랜 기간 바이오 기업과 함께 뛰었던 이 대표는 초기 단계부터 완성도 높은 성장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스케일업파트너스가 투자 뿐 아니라 인큐베이팅을 동시에 수행하려는 이유다.
◇대표 포트폴리오 :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미’, AI 의료기 개발 ‘카이미’
스케일업파트너스는 지난해 설립 이후 국내 연구중심 대학병원이 확보한 기반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벤처기업 ‘바이오미’와 위용종 검출용 의료기기 연구 기업 ‘카이미’는 스케일업파트너스가 발굴해 베팅한 곳이다.
바이오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 교수를 맡고 있는 윤상선 대표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기업이다. 현재 장내에서 탁월한 정착능력을 보이는 공생 미생물을 분리해 확보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다수 균주 파이프라인을 연구한다. 세브란스병원 내 분변은행, 미생물·메타지놈 라이브러리 등을 활용해 다양한 균주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는 게 스케일업 파트너스의 설명이다.
의료기기 개발 전문기업 ‘카이미’도 스케일업파트너스가 주목한 기업이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교수인 정준원 대표가 지난해 2월 설립했다. 주로 AI를 기반으로 조기 암 진단·판독용 의료기기를 연구한다. 스케일업파트너스가 지난해 투자한 이후 기술보증기금에서 추가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스케일업파트너스 관계자는 “카이미가 개발한 기기가 상용화될 경우 암 관련 조기진단이나 외과수술 의료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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