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으뜸기업 리포트]'대체불가' 선익시스템, 고부가 OLED 시장서 우뚝①기술력 기반 OLED 전환기 '규모의 성장' 도모, 신사업 확장용 R&D 강화
윤필호 기자공개 2021-02-02 08:48:40
[편집자주]
대기업이 받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수많은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노고가 숨어있다. 균형잡힌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중견·중소기업의 더 많은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국가 간 무역갈등이 빈번해지면서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핵심전략기술을 보유해 정부가 관리에 들어간 '으뜸기업'에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더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주요 으뜸기업들의 기술가치와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견·중소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못지않은 업력과 기술을 갖추고 산업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가 간 무역분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소부장 기업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도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로 갈등을 빚으면서 소부장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정부는 소부장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중점을 두고 각종 지원 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1일 공개한 22개 소부장 으뜸기업 지원 방안도 이 같은 차원에서 추진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장비 업체인 '선익시스템'은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선정됐다. 특히 고해상도 OLED 제조 공정에서 핵심 기술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고부가 OLED 증착기' 기술경쟁력 눈도장
선익시스템은 1990년 설립한 제인테크닉이 모체이며 1998년 지금의 상호로 변경했다. 현재 OLED 증착장비 제조와 공급 이후 유지보수, 소모품 판매, 용역제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증착장비는 기판 표면에 얇은 두께로 원하는 물질을 올려 절연막이나 전도성막 등 박막을 형성한다.
30년 넘게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업력을 쌓으며 기술 고도화를 이뤘다. 세계 최초로 6세대 하프컷(Half-Cut) 클러스터 타입(Cluster Type) 증착장비를 개발했으며 상용화도 일본 기업에 이어 두 번째로 성공했다.
이를 통해 국내 유일한 OLED 6GH 양산용 대형 증착기 납품업체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또 고해상도용 마이크로 OLED 증착기 시장에서 양산용 300mm 웨이퍼 증착장비를 납품하는 유일한 업체이기도 하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패러다임 전환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술력은 꾸준히 부각되고 있다.
다만 세계 6세대 증착기 시장은 아직 일본 업체 영향력이 높은 상황이다. 6세대 이상의 차세대 대형 증착기 개발이 늦춰진다면 외국계 업체에 밀릴 위험이 여전하다. 이번 으뜸기업 선정도 차세대 증착기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목적을 품고 있다.
선익시스템의 성장 분기점은 2016년이다. 당시 대형 OLED 증착기 납품을 본격화했고 중국 수출도 진행하며 한 단계 도약을 이뤘다. 실제로 연결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5년 289억원에서 이듬해 1437억원으로 무려 397.9%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듬해인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도 성공했다. 이후 꾸준히 1000억원대 수출을 올리며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2018년부터 디스플레이 업황이 흔들리면서 조금씩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액은 19.6% 감소한 362억원에 그쳤다. 선익시스템 매출액의 절반 이상은 연구개발(R&D)용 OLED 증착장비에서 나오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고객사가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납품 일정이 밀린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객사 투자 재개를 기반으로 조금씩 회복세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10월에는 4건의 공급계약 체결 건을 공시했다. 올해 지연됐던 납품 일정을 정상화하면서 실적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성장세 이끌 신기술 R&D 가동
선익시스템은 한 단계 성장을 이끌 신사업 연구개발(R&D) 작업도 진행 중이다. 차세대 증착장비 개발을 위한 '전주도금마스크 대응용 증착장비' R&D에 들어가고 있다. 우선 고해상도 OLED에 필요한 6세대 증착기 장비 양산 효율을 높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보유하고 있는 특허 기술인 하이브리드형 RGB 증착기 공법을 적용해 새로운 제작 방식을 개발 중이다.
고해상도 OLED는 최근 언택트(비대면) 영향으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시장 확장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고해상도 정렬기 개발을 통해 AR과 VR 등에 대응이 가능한 마스크와 증착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R&D 비용도 늘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R&D 비용은 6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도에 사용한 55억원보다도 11.2% 늘어난 규모다. 전체 매출액 대비 비율도 2019년 6.3%에서 16.9%로 10.6%포인트 올랐다.
아울러 지난해 디스플레이 국책과제인 '잉크젯 화소 프린팅법에 의한 4K급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패널개발'의 세부주관 과제 대상자로 선정됐다. 잉크젯 공정에서 건조와 경화, 측정 장비를 개발하고 공정 최적화 기술도 확보해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선익시스템 관계자는 "향후 성장 전략은 핵심 모듈 업체들과 컨소시움 구축을 통해 사업화를 고려한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국산화율 100%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국책과제를 통한 선행 기술 확보로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용액형 소자에 필수적 설비인 건조기와 경화기도 개발 중이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