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조트 품는 금호석화…등급 상향 기대 '여전' [Rating Watch]인수 실익 '미미', 재무부담 확대…달라진 펀더멘탈, 아웃룻 '긍정적' 유지
최석철 기자공개 2021-01-29 15:22:3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A/안정적)이 금호리조트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사실상 금호리조트 인수로 금호석유화학이 얻을 수 있는 수익적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요인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재무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그래도 신용평가사가 금호석유화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최근 수년간 이어온 영업현금흐름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세를 바탕으로 펀더멘탈을 굳건히 다져온 만큼 금호리조트 인수에 따른 후폭풍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호석유화학, 차입금 8000억원대로 증가...시너지 기대 無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은 금호리조트 매각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뒤 2월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을 예정이다. 지난 20일 아시아나항공이 금호리조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금호석유화학을 선정한 데 이은 후속절차다.
금호리조트는 골프장인 아시아나CC와 국내 리조트 4곳, 워터파크 1곳을 운영하고 있는 종합 레저기업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본입찰에서 약 2500억~3000억원의 매입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경쟁자보다 약 500억~1000억원 높은 가격대다. 오너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금호리조트를 향한 애정이 매입가격에도 잔뜩 묻어났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는 예상보다 인수대금 지출규모가 큰 데다 금호리조트의 현재 재무사정이 썩 좋지 않은 만큼 이번 인수 결정을 금호석유화학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평가했다.
금호리조트는 2019년 325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20년에도 3분기 누적 116억원 정도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당분간 콘도와 워터파크 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만큼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부채비율은 2017년과 2018년에도 낮지 않은 300% 내외를 유지하다 2019년 359.1%, 2020년 3분기 567.1%까지 치솟았다.
약 2500~3000억원 내외의 인수대금과 금호리조트의 차입금을 감안하면 금호석유화학의 순차입금은 4531억원에서 801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인수가 마무리된 뒤에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시너지 측면에서도 의구심이 남아있다.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사업인 석유화학 산업과 리조트 사업간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인수합병 계약의 경우 재무적 부담을 상쇄할 만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신용도 평가의 주된 요소로 다뤄진다.
금호석유화학이 이번 금호리조트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할 수는 있겠지만 덩치 차이가 워낙 커 유의미한 수준은 되지 못할 전망이다. 아울러 금호리조트의 영업실적이 언제 회복될지 불확실하다는 점 역시 향후 전망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
◇NB라텍스 호조세 지속, 영업현금흐름 견조...상향 트리거 여전히 충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사는 여전히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대규모 지출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금호리조트의 현금성 자산과 장단기금융상품은 연결기준 6143억원, 별도기준 4214억원이다. 이번 금호리조트 인수에 따른 지출을 별도의 차입 없이도 너끈히 소화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이번 인수전에서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용·의료용 라텍스 장갑 수요가 증가하면서 합성고무 부문의 NB라텍스가 날개돋인 듯 판매됐다. 당분간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추가 증설로 생산능력도 강화한 만큼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신용평가 3사는 지난해 11월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을 A0등급으로 유지하면서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나란히 조정했다. 2016년 이후 매출과 EBITDA 모두 눈에 띄게 증가한 것과 동시에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온 점이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신용평가 3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는 지난해 3분기에 이미 넘어섰다. 이번 금호리조트 인수자금 소요로 재무지표에 다소 부담이 생기겠지만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는 여전히 충족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EBITDA/매출액 10% 상회', '순차입금의존도 15% 하회'를, 한국신용평가는 'EBITDA/매출액 15% 이상', '총차입금/EBITDA 1.5배 이하'를 각각 등급상향 요인으로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EBITDA/매출액 11% 이상', '순차입금/EBITDA 1.5배 이하'를 꼽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금호리조트 인수 후 금호석유화학의 EBITDA/매출액은 18.2%, 총차입금/EBITDA는 1.5배로 추산됐다. 기존 18.5%, 1.2배에서 각각 지표가 소폭 악화됐지만 여전히 등급 상향 요인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 9월 0.5배에서 1.0배로 높아지겠지만 상향 트리거인 1.5배 이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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