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기업 리뷰]'장비 리퍼비시' 러셀, 물류 자동화 확장 전략은①지난해 사업영역 확대, 올해 3방향 무인지게차·모바일로봇 상용화 목표
김형락 기자공개 2021-02-02 07:53:00
[편집자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이 증시 입성 등용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2개 기업이 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스팩 합병 상장은 대대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일반 기업공개(IPO)와 달리 이미 조달된 자금을 품에 안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주목받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더벨은 스팩 합병 기업들의 사업 현황,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러셀이 연구개발(R&D) 성과를 토대로 무인자동화시스템 분야 매출 확장에 나선다. 본업인 반도체 중고 장비 리퍼비시(Refurbish) 사업 경쟁력을 지키면서 신규 사업인 무인자동화시스템 부문은 물류·공장 자동화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이다.러셀은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3방향 무인지게차(포크가 좌우 180° 회전돼 진행 방향을 바꾸지 않고도 앞, 좌, 우 3방향 작업 가능)와 자율이동로봇(AMR)을 개발 중이다. 무인자동화시스템 사업을 영위하는 종속회사 러셀로보틱스가 제품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주력제품인 무인운반차(AGV)를 중심으로 물류·공장 자동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러셀은 반도체 박막 증착 공정 장비 리퍼비시 전문 회사다. 기존(중고) 장비를 매입해 고객사 사양에 맞게 리퍼비시(수리·개조·세정 등)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리퍼비시 장비는 반도체 생산 메이커의 신규 라인 또는 기존 라인 개선 등에 투입된다.
2018년 5월 스팩(하이제3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스팩 예치금 88억원은 장비 구매에 썼다.
지난해 무인자동화시스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AGV 개발업체 러셀로보틱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러셀로보틱스 3자 배정 유상증자에 7억원을 출자해 지분 58.33%를 취득했다. 국내 AGV 산업 성장성을 보고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정부 주도로 제조업 스마트공장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AGV는 물류·공장 자동화에 적용되는 운반 로봇이다. 가공 대상품이나 화물을 적재해 공정 사이를 무인으로 주행하고, 목적 장소까지 운반한다.
러셀로보틱스 덩치도 키웠다. 인수 당시 21억원이었던 자산총계는 지난해 9월 말 113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채총계가 약 8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9월 러셀로보틱스가 거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2억원, 2억원이다.
아직 매출 핵심 사업은 반도체 박막 증착 공정 중고 장비 리퍼비시다. 웨이퍼(Wafer) 직경에 따라 200mm와 300mm 장비로 나뉜다. 웨이퍼 표면 패턴 위에 보호막, 절연막 등의 필름을 입히는 장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200mm 장비가 51%(136억원), 300mm 장비 34%(90억원), AGV 12%(32억원), FA(공장 자동화 설비) 4%(1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리퍼비시 장비 주요 거래처는 SK하이닉스다. 2019년 거래처별 매출액은 SK하이닉스 시스템IC 107억원(26%), HYNIX-ST 53억원(13%), SK하이닉스 31억원(8%) 등이다.
매출은 수주 실적에 따라 오르내리고 있다. 리퍼비시 장비 수요는 주로 반도체 경기 호황기 칩 메이커가 추가 장비 투자를 집행할 때 발생한다. 2018년 313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이듬해 41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한 268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0%를 웃돌고 있다.
연초부터 장비 수주에 나섰다.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전문 기업 키파운드리와 총 66억원 규모 반도체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납기일은 각각 오는 3월(47억원)과 4월(1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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