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전기차&배터리' 메가펀드 반열 올라서나 [Fund Watch]3개월새 4500억 뭉칫돈, 순자산 9000억 상회...판매사 러브콜 '지속'
정유현 기자공개 2021-02-02 08:04:0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17년 내놓은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펀드에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친환경 바람을 타고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어 오랜만에 '메가펀드(설정액 1조원)'가 탄생될지 주목된다.◇'블루웨이브' 바람 제대로 탔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17년 10월 설정한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증권투자신탁[주식]'의 28일 기준 운용 펀드 설정액은 6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운용 펀드 순자산 기준 규모는 9198억원이다. 연초 후 수익률은 11.63%, 설정 후 51.6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출시된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회사 차원에서 화이트라벨링, 위탁운용 등 글로벌자산운용에 대한 고민에 대한 결과물 중 하나였다. 당시 이 상품과 함께 전략적으로 나왔던 것이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한국투자SSGA글로벌저변동성펀드',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 등이다.
타사와 차별화된 장기 성장 테마의 펀드를 기획하고자 테마를 스터디 했고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펀드가 탄생한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펀드 규모가 설정 후 한 달 만에 500억원이 넘었지만 이후 약 2년간 규모에 큰 변화는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친환경·전기차를 지원하는 등의 분위기와 맞물려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2020년 8월 처음으로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더니 12월 말 3900억원대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 영업일 기준 19일 동안 23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최근 3개월간 4558억원이 유입됐다. 1월 들어 하루에 평균 1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빠르면 조만간 국내 주식형 펀드 중 2017년 이후 약 4년 만에 설정액 기준 1조원이 넘는 메가펀드가 탄생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2014년만 해도 설정액 1조원 이상 메가펀드가 10여개 수준이었지만 2017년 이후 현재까지 1개만 남아있다. 대표적인 메가펀드로는 '신영고배당밸류펀드' '메리츠코리아펀드' 'KB밸류포커스' '교보악사파워인덱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KB중소형포커스'가 있다. 현재 '신영고배당밸류펀드'(운용펀드 기준 설정액 1조2000억원)만 메가펀드 명맥을 지키고 있다.
직접투자 열풍이 부는 등 국내 주식형 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메가 펀드가 증시에서 사라지는 듯 했으나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펀드에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면서 공모 펀드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일으키고 있다.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해외 종목으로는 테슬라, 니오, 엔비디아, 퀄컴, 제너럴모터스, CATL, 알파벳 등을 담고 있고 국내 종목은 LG화학, 삼성SDI, 삼성전자 등을 담고 있다. 지난해 9월 테슬라 주가가 25%가량 빠지는 등 조정을 받았는데 선제적으로 차익실현을 해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등의 운용 전략으로 수익률 하락을 방어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확정되고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확정되면서 친환경 관련 육성 정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배터리·전기차·태양광·수소·풍력 등 친환경 종목들을 담고 있는 펀드에 대한 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금 유입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특정 성향을 가진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스타일 펀드'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 가치주 등을 내세우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략을 알아차리기 모호한 상품보다 색깔 있는 펀드에 집중투자하는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계열사 외 판매사들 잇딴 '러브콜'
계열 판매사 외에도 다수 판매사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은행 및 증권사의 추천상품 가판대에 이름을 올린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펀드는 준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에도 한화투자증권·유안타증권·키움증권 등의 가판대에 올랐다. 판매 비중을 보면 대형 채널인 KB국민은행(63.02%)을 통해 가장 많이 판매가 됐다. 이어 하나은행(18.74%), 한국투자증권(11.6%), 유안타증권(4.84%), KB증권(0.47%)다.
업계 한 펀드 매니저는 "펀드가 성과를 내면서 장수 펀드가 되려면 정말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이 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계열 판매사 비중보다 타 채널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이 비중이 높다는 것은 (장수펀드를 위한)긍정적인 신호다"고 설명했다.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면서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펀드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의 설정액 규모도 이미 넘어섰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의 28일 기준 설정액은 3177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펀드가 간판 펀드는 아니지만 전략 펀드로서 든든히 받쳐주며 공모펀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황우택 멀티전략본부 차장은 "2021년 글로벌 주요국가의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라 국내외 2차전지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실적성장이 기대된다"며 "단기적으로 전기차 관련주 단기 조정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전기차 시장 자체의 장기 성장성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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