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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공공기관 재지정 피한 금감원 안도 보단 ‘울상’경영실적평가 강화, 해외 사무소 폐쇄까지 거론

김민영 기자공개 2021-02-01 07:37:2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1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공공기관 재지정을 피했지만 안도보다는 울상인 분위기다. 기획재정부가 재지정 유보 대신 내세운 조건이 과하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민간 조직으로 남는 대신 성과급 축소부터 해외 사무소 폐쇄까지 강도 높은 쇄신안이 주어졌다.

기재부는 2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2021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공운위 회의에서 가장 큰 쟁점은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안건이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공운위는 기존 유보조건의 이행 현황을 점검한 결과, 대체로 정상 이행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공운위는 2019년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유보 조건으로 ‘5년 내 팁장급(3급 이상) 직원’ 비율을 35%로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또 채용비리 근절대책 마련, 공공기관 수준의 경영공시, 엄격한 경영평가, 비효율적 조직운영 개선 등을 주문했다.

이런 요건을 잘 지킨다고 평가했으나 공운위는 이번엔 성과급과 해외 사무소를 건드렸다.

경영실적평가를 공공기관 수준으로 확대했다. 계량지표의 비중을 확대 기존 30%대에서 40% 수준으로 확대하고 평가과정상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성과급을 환수하는 등 경영실적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라고 했다.

또 고객만족도 설문조사도 내실화하도록 했다. 일부 고객을 선별해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던 조사를 매년 실시하는 것은 물론 그 결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토록 했다.

상위 직급의 추가 감축, 해외사무소 정비 등 강도 높은 조직운영 효율화 방안도 주문했다. 일례로 미국 워싱턴사무소 폐쇄가 거론된다.

금융위원회는 강화된 유보조건을 모두 받아들였고, 세부 이행 계획을 상반기 중 공운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공운위는 향후 추진실적이 미흡할 경우 공공기관 지정을 적극 검토한다고 엄포도 놨다. 공운위는 “지정이 유보된 금감원에 대해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강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유보조건의 이행계획과 추진실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입장인 금감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의 후폭풍으로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가 진행되는 걸 자초한 면도 있지만 성과급이나 해외 사무소 축소 등 감독체계 개편은 놔두고 인력과 조직만 건든다는 불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도 모자랄 판에 인력을 줄이라고만 하니 근로 의욕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시중은행 등 금융사 직원들에 비해 연봉이 높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 사무소 폐쇄를 두고도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감원은 2017년 감사원 지적에 따라 2019년 5월 홍콩 사무소를 폐쇄했다. 현재 미국 뉴욕, 워싱턴,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 등 7개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홍콩 시위 등으로 홍콩의 국제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기는 하지만 홍콩은 명실상부 아시아 금융허브”라며 “홍콩 사무소 폐쇄 이후 홍콩 금융가와의 네트워크가 끊어졌고 현지 정보 수집도 잘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2007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금융사 감독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명분으로 2009년 1월 지정이 해제된 바 있다. 2017년 금감원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뒤로 매년 공운위에서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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