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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건설 '2대주주' 정몽열 회장, 지배력 확대 방안은 정상영 회장 별세로 2세시대 개막, 삼형제 지분 맞교환 가능성 부상

고진영 기자공개 2021-02-02 11:13:3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상영 명예회장의 별세로 KCC그룹 '2세 경영시대'의 완전한 막이 열리면서 형제간 지분 스왑(swap)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계열사별로 일찌감치 분리경영체계를 갖췄지만 교통정리가 아직은 말끔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KCC건설을 가져간 막내 정몽열 회장은 아직 2대 주주에 불과해 지배력 확대 시나리오가 여럿 제기된다.

KCC그룹은 고(故)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진 회장이 KCC, 차남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 삼남 정몽열 회장이 KCC건설을 각각 나눠 이끄는 구조다. 다만 다른 형제의 회사 주식을 서로 조금씩은 들고 있어서 여전히 지분 관계는 얽혀 있다. 이 중에서도 정몽열 회장은 삼형제 중 물려받은 회사의 최대주주에 오르지 않은 유일한 케이스다.

KCC그룹 지배구조 요약도(KCC·KCC건설:2020년 9월 말 기준, KCC글라스:2020년 12월 기준)

세부적으로 KCC는 정몽진 회장이 지분 18.55%, KCC글라스는 정몽익 회장이 19.49%를 쥔 최대주주인 반면 KCC건설은 최대주주 KCC(36.03%)가 정몽열 회장(29.99%)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간 주식 맞교환 시나리오가 꾸준히 제기된 것 역시 이 때문인데 정 회장의 작고에 따른 상속 문제와 함께 계열분리 작업에도 더 속도가 날 수 있다.

게다가 올 12월부터는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인 상장·비상장사'와 '이들이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로 확대된다. 그동안은 정몽열 회장의 보유지분이 30%에 못미쳐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지만 더 이상 지분율을 그 밑으로 유지할 필요성이 사라졌다.

현재 유력한 선택지들을 짚어 보면 우선 KCC가 보유한 KCC건설 지분과 정몽열 회장이 가진 KCC 지분(5.28%)을 스왑하는 경우가 가능하다. 계열분리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으로 LG그룹 방계인 희성그룹이 비슷한 방식을 썼다.

희성그룹은 2018년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4남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현 LT그룹 회장)간 계열분리를 마쳤다. 원래는 '오너 일가→희성전자→삼보이엔씨(현 엘티삼보)·희성폴리머·희성화학'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열분리 절차를 진행하면서 두 오너십을 중심으로 지배체제가 완전히 갈라졌다.

당시 구본능 회장은 희성전자를 중심으로 희성폴리머와 희성촉매 등의 지배력을 얻었고 구본식 회장은 삼보이엔씨를 주축으로 희성금속, 희성정밀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때 구본식 회장과 장남 구웅모씨가 엘티삼보 지분을 손에 넣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주식 맞교환이다.

먼저 희성전자가 구 회장 부자의 지분을 자기주식으로 사들였고 구 회장 부자는 그 대가로 엘티삼보 지분을 넘겼다. KCC그룹의 경우에도 같은 형태의 거래가 가능하다. 전영업일 종가기준으로 정몽열 회장의 KCC 지분가치(931억원)는 KCC가 가진 KCC건설 지분가치(675억원)를 앞선다.

정몽열 회장과 정몽익 회장이 주식을 맞바꾸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정몽열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을 2.76% 가졌으며 정몽익 회장은 KCC 지분 8.47%를 보유 중이다. 지분 스왑을 거치면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율을 더 높일 수 있고 정몽열 회장은 현재 5.28%뿐인 KCC 지분율이 늘어나 간접적으로 KCC건설 지배력이 확대된다.

정몽열 회장이 본인의 KCC 혹은 KCC글라스 지분을 매각해 KCC건설 지분 매입 대금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KCC 시총(전 영업일 종가기준, 1조7640억원)과 KCC글라스 시총(5757억원)을 고려했을 때 정몽열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는 각각 931억원, 159억원에 이른다. KCC건설 시총이 187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력을 높이기 충분한 액수다. 정몽진 회장이나 정몽익 회장에게 주식을 직접 처분할 수도 있다.

정몽열 회장은 2000년대부터 KCC건설을 독자 경영해왔다. 1996년 KCC건설 사내이사로 취임했고 이후 부사장과 KCC자원개발 이사 등을 거쳐 2002년 12월31일 KCC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2009년 말에는 지분율도 대폭 불어났다. 당시 정상영 명예회장이 KCC건설 주식 58만주를 증여한 덕분에 정몽열 회장의 지분은 14.81%에서 24.81%로 단숨에 뛰었다. 이후 시장에서 차츰 지분을 사들이면서 지금의 지분율까지 확대됐다.

그러다 KCC그룹이 계열 분리의 신호탄을 쏜 것은 2019년이다. 그해 7월 KCC가 KCC글라스로 인적분할을 결정했고 2020년 1월 신설법인 KCC글라스가 출범했다. 이후 KCC건설이 사옥으로 쓰던 건물을 KCC가 KCC건설에 넘기고 KCC글라스는 기숙사 건물을 기존 소유주인 KCC로부터 매입하는 등 일련의 후속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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