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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시장 포착 빛났다…한국물 맏형 자신감 [Deal Story]장기물 투심 주목, 벤치마크 역할 톡톡…국내 IB 육성도 선두

피혜림 기자공개 2021-02-09 11:00:0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0: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 첫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에 나서 한국물(Korean Paper) 대표 이슈어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장기물 투심이 견고하다는 점을 포착해 3년, 5년과 더불어 10년물을 트랜치(tranche)에 포함시켰다.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3년물과 5년물은 물론, 10년물 벤치마크 금리를 대폭 끌어내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

시장 조성 측면에서도 한국수출입은행의 역량은 단연 선도적이었다. 국내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포함시켜 글로벌 투자은행(IB) 육성에 앞장섰다. 후발주자를 위한 시장 금리 조성과 함께 국내 하우스 진입을 위한 선순환 체제 정착에도 역할을 다한 모습이다.

◇수출입은행, 벤치마크 역량 입증…조달 여건 개선

한국수출입은행은 4일 1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는 3년물과 5년물,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구성해 각각 5억달러, 7억달러, 3억달러씩 배정했다. 3일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58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딜로 모든 트랜치에서 역대 최저 가산금리(스프레드) 기록을 경신했다. 3년물과 5년물, 10년물 스프레드는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23bp, 28bp, 38bp를 가산한 수준이다. 이니셜가이던스(IPG, 최초 제시금리) 대비 최대 32bp가량 금리 절감에 성공했다.

한국물 벤치마크 이슈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 대표 이슈어로,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크레딧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한국물 조달의 기준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발행 스프레드를 끌어내려 후발주자의 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효과를 줬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벤치마크 역량은 10년물 등 장기물에서 더욱 부각됐다. 지난달 KDB산업은행 딜과 달리 10년물에 대한 압도적인 투심을 증명해 시장 환경 변화를 드러냈다. 10년물에 대한 벤치마크 금리를 끌어내린 건 덤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글로벌본드 북빌딩에 나서 장기물 소화가 쉽지 않은 상황을 보여줬다. 블루웨이브(blue wave) 현실화 등으로 금리 변동성 등이 고조되자 보수적인 기조를 드러낸 기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10년물에 대한 수요 확보가 비교적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IPG 대비 30bp 가량 스프레드를 낮췄던 3년 5개월, 5년 6개월물과 달리 10년물은 22.5bp를 절감하는 데 그쳤다.

이후 한국수출입은행은 달라진 시장 환경을 주목했다. 저금리 기조 등으로 비교적 금리 메리트가 높은 장기물로 투심이 이동했다는 점을 포착해 중장기물 중심의 트랜치 구성에 나섰다.

예상은 적중했다. 10년물에만 20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이 집계됐다. 15억달러의 수요를 모은 3년물과 대조되는 규모다. 5년물 역시 23억달러의 자금이 몰려 흥행을 이끌었다. 스프레드 역시 3년물보다 5년물과 10년물을 절감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한국수출입은행은 자금 수요 등을 고려해 3년물과 5년물 중심으로 발행 규모를 확정했다.

◇국내 IB 육성, KB증권 선정…선순환 체제 구축 앞장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국내 증권사가 한국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자청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물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증권사가 늘고 있지만 글로벌IB 중심의 높은 진입 장벽 탓에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조차 받기 어려워 주관 역량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한국물 영역에 두각을 드러내는 국내 증권사에 과감히 기회를 부여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에 RFP를 발송해 건강한 시장 형성의 기틀을 닦았다. 한국물 주관 이력이 상당한 KDB산업은행 역시 경쟁에 동참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DB산업은행 등이 PT에 참여해 정책적 배려에 화답했다.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 정책에 발맞춰 시장 질서 확립에 앞장선 것이다. 한국물 시장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트랙레코드 부족과 주관사 선정 기회 감소의 악순환에 직면하고 있다. 다만 한국수출입은행은 2019년 미래에셋대우를 주관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KB증권에 트랙레코드 기회를 제공해 국내사 소외 현상 해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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