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고배당? 이면 살펴보니 '글쎄' 기존 배당성향 대체로 유지, 자회사 재투자 환수 효과도
류정현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1-02-15 07:13:5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업계가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 속에서 금융권 전반적이 배당을 축소하는 가운데 대다수 카드사가 배당금을 늘렸기 때문이다.다만 카드업계의 과거 배당성향을 따져보면 수년간 비슷한 수준을 이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불황형 흑자'에 힘입어 순이익이 늘면서 자연스레 배당 규모도 커졌을 뿐이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배당금은 '재투자'로 상당수 환수돼 부담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한 카드사는 총 6곳이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외한 카드사가 전부 배당을 결정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과거처럼 올해도 배당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카드사의 배당을 두고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른 업권과의 형평성을 근거로 한 지적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한시적으로 국내 은행권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추도록 권고했다. 나아가 자본 건전성 이슈는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제2금융권도 불확실성이 짙어진 시장상황을 고려해 배당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서 '적정한' 배당 수준을 책정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을 비롯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보험사는 최근 배당 규모를 줄였다.
이에 반해 카드사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배당금을 늘린 모양새다. 배당을 실시한 6개 카드사 중 BC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2019년 대비 2020년 배당금액이 늘어났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9년 3307억원이었던 배당금을 2020년 3942억원으로 약 19% 늘렸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배당금이 100%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1006억원에서 1466억원으로 45%가량 늘었다.
배당성향도 타 업권 대비 높아 보인다. 배당을 결정한 국내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카드)의 2020년 배당성향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를 상회한다. 신한카드가 65.01% 배당성향을 나타내며 가장 높았다. 순이익이 급감해 자본여력 확보가 절실한 BC카드는 30.32% 정도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지난해 카드업계는 전체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신용판매와 할부·리스금융에서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아울러 비대면 기조 확대와 마케팅 감소 등으로 인한 비용절감도 수익성 증가에 기여했다. 수익성이 개선되며 배당금액도 늘어났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있게 배당성향을 따져보면 대체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7년부터 배당성향을 65% 내외로 맞추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40% 후반대 배당성향을 3년간 이어오고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1년 전과 비교해보면 배당성향이 30%p 확대됐다. 다만 2019년 레버리지배율 규제 탓에 이례적으로 낮았을 뿐 2017년부터 배당성향을 60% 수준으로 이어왔다. BC카드의 경우 2018년 이래로 줄곧 배당성향이 하향세다.
현대카드는 2019년 결산배당부터 배당 규모를 확대했다. 그동안 타 카드사에 비해 유독 배당성향이 낮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재무적투자자(FI)를 배려해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업계 후발 주자로 배당을 하기보다는 내부 유보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1년 전과 비교하면 배당금이 늘어난 카드사가 많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며 배당성향은 과거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배당을 하더라도 당국이 우려하는 문제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경우 이번에 배당을 하더라도 지주사가 20% 선에서 배당하는 만큼 결국 자회사 재투자로 돌아오게 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당을 많이 하더라도 증자로 돌아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외부로 수익이 유출된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올해는 지주사와 은행 배당을 20%로 제한해 자회사 재투자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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