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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으뜸기업 리포트]'수직통합체계' 이오테크닉스, 日 디스코 맹추격①'공정 미세화'로 수요 증가, 신제품 '레이저어닐링' 수익 기대

윤필호 기자공개 2021-02-16 08:25:17

[편집자주]

대기업이 받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수많은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노고가 숨어있다. 균형잡힌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중견·중소기업의 더 많은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국가 간 무역갈등이 빈번해지면서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핵심전략기술을 보유해 정부가 관리에 들어간 '으뜸기업'에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더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주요 으뜸기업들의 기술가치와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이저(Laser) 기술 응용 장비 제조업체 '이오테크닉스'가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글로벌 강자인 일본 디스코(DISCO)를 맹추격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기술 고도화에 따라 공정 과정에서도 미세화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레이저 장비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19년 일본 수출규제도 호재로 다가왔다.

자체적으로 레이저 가공기 제조를 위한 '수직통합(Vertical Integration) 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호조 기대감에 따른 실적 회복세 전망도 나온다.

◇'공정 미세화' 추세 따라 일본 추격

1989년 설립한 이오테크닉스는 30년 넘게 레이저 기술을 쌓으며 관련 장비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장비는 레이저 마커를 시작으로 커팅과 드릴링, 트리밍 등 다양한 가공 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레이저 응용기술은 자동화와 클린화 등 장점으로 고집적 반도체 제작에 주로 투입된다. 이후 디스플레이 패널과 인쇄회로기판(PCB) 가공 분야에도 진출해 기술을 발전시켰다.

설립자인 성규동 대표(사진)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금성사(현 LG전자)와 대우중공업을 거쳐 직접 창업에 뛰어들며 레이저 장비 개발에 몰두한 전문가다. 일찌감치 자체 기술연구소도 세워 25년 넘게 운영하면서 독자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세계 최초로 반도체용 펜타입 레이저마커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반도체용 레이저 마커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국내 시장 점유율은 95%, 해외 시장은 6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산업군은 정밀 가공 공정이 점차 심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웨이퍼 제작 공정에서 '다이싱 소우(Dicing Saw)'는 디스코와 도쿄정밀 등 일본 제품이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다이싱 장치는 웨이퍼에서 칩을 분리하는 장비다. 다이싱 소우 장비는 다이아몬드 재질이 들어간 블레이드 소우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웨이퍼를 절단했다. 하지만 공정 미세화 영향으로 더 얇고 섬세한 웨이퍼가 등장했는데 기존 커팅 방식으로는 웨이퍼가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밀 공정을 위한 고도의 레이저 장비 필요성이 커졌다. 기존 반도체 설비 솔루션이 점차 자리를 잃으면서 이를 대신해 레이저 기술 기반의 장비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오테크닉스 입장에서는 지속 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환경이 구축되는 셈이다.

여기에 2019년 일본 정부의 무역규제 조치에 따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강화 추세로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주요 고객사와 협력 관계 강화가 예상된다. 이오테크닉스는 2011년 삼성전자의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회사로 선정됐으며 협성회 회원사다. 지난 8년간 삼성전자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수입에 의존하던 고성능 레이저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수익성 높이는 '수직통합체계'

이오테크닉스의 강점은 레이저 가공기 전 공정을 설계할 수 있는 수직통합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쌓아 올린 지식재산권과 연구개발(R&D) 성과를 바탕으로 레이저 다이오드(Diode)에서 광학계(Optics), 시스템(System)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 직접 설계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수직통합체계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빛을 발했다. 반도체 고객사들에게 납품하는 레이저 장비는 보통 다양한 관련 부품사들이 협업을 통해 제작하는데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간 이동, 무역 제한으로 제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오테크닉스는 이처럼 내재화된 기술 역량을 갖춰 상대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수익성은 대체로 반도체 업황 사이클 영향권에 놓여있다. 그동안 업황 악화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526%, 143.2% 증가한 423억원, 34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53억원으로 63.6% 늘었다.

아울러 8년에 걸쳐 개발에 성공한 신제품 '레이저 어닐링(Laser Annealing)' 장비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는 D램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레이저로 웨이퍼 표면을 가열한 이후 냉각해 재료 표면을 변형시키면서 불량 문제를 해결한다. 그동안 오랜 개발 기관과 적지 않은 비용으로 부담이 컸지만 지난해부터 수익화에 나서면서 실적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 공정 미세화와 매출처 저변 확대를 통해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언택트(비대면) 특수로 인한 반도체 경기 호황이 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오테크닉스도 새로 개발한 레이저 어닐링 등 고수익 장비를 앞세워 전체 수익은 물론 이익률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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