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농협은행, 충당금 여파에 순익 타격신용손실충당금 대거 적립, 미래손실 흡수능력 강화 차원
류정현 기자공개 2021-02-17 08:10:2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 순이익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미래손실에 대한 자본여력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신용손실충당금 규모를 대거 늘렸기 때문이다. 이번 순이익 감소로 농협은행의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75%까지 줄어들었다.16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2020년 결산 기준 농협은행 순이익은 1조3707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동안 1조5171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9.6% 감소했다.
이번 순이익 감소는 신용손실충당금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신용손실충당금이란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자산 중에서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금액을 손실로 인식하고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이다.
지난해 결산 기준 농협은행이 적립한 신용손실충당금은 3949억원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1892억원을 쌓았을 때보다 약 108.7% 증가했다.
취급 자산에 대해 실제 신용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19년 말과 비교했을 때 자산건전성은 사정이 나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42%, 0.28%다. 2019년 말 기준 0.58%, 0.40%를 기록했을 때보다 각각 0.16%p, 0.12%p 줄어들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19년에 비해 자산건전성이 개선됐음에도 충당금을 늘렸다"며 "코로나19 관련 대출 등으로 인해 우려되는 미래 손실에 대해 흡수 능력을 제고하는 차원"이라고 언급했다.
판매관리비도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이 지출한 판매관리비 총액은 3조1950억원이다. 2019년 2조9812억원에 비해 약 7.17% 증가했다.
다만 수익 저변이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렵다. 실제로 이자이익이 2019년 말 5조1672억원에서 2020년 말 5조3939억원으로 4.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충당금적립전 이익도 같은 기간 5조5912억원에서 5조8019억원으로 약 3.77% 증가했다.
농협은행 순이익은 2016년 이래로 매년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6년만 하더라도 결산 기준 순이익 1111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었다. 이마저도 2015년 동기(1763억원) 대비 37% 줄어든 수치였다.
이듬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2017년 농협은행은 결산 순이익 6251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대비 463% 성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2019년까지 유지돼 1조5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순이익 규모를 키웠다.
이번 수익성 약화에 따라 그룹 내 농협은행 존재감도 다소 줄어들었다. 비은행 계열사와 비교했을 때 그룹 전체 순이익에 기여하는 정도가 감소하면서다.
농협은행의 2020년 말 기준 순이익 기여도는 75.1%다. 2018년 말 전체 순이익에서 90%가량을 담당했는데 2년 사이에 15.7%p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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