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엔에스엔 대주주, 경영권 두 번 판 사연은②2015년·2020년 경영권 확보, 1년 내 자금 회수·일부 지분 남기기 등 '공통점'
박창현 기자공개 2021-03-03 07:54:0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이 다시 한번 인수합병(M&A) 절차를 밟으면서 황원희 전 대표이사와의 질긴 인연이 시장에 회자되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이미 엔에스엔을 한차례 판 경험이 있다. 경영권 매각 후 4년만에 다시 대주주에 오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경영권을 내놨다. 두 차례 M&A 모두 경영권 유지 기간이 1년도 채 안 된다.엔에스엔과 황 전 대표의 인연은 2015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 전 대표는 당시 개인회사 '원국제여행사(현 원씨앤티)'와 함께 엔에스엔 경영권을 확보했다. 기존 대주주였던 권현진 캠시스 부회장과 특수관계자 보유 주식을 사오면서 자연스럽게 경영권 이양이 이뤄졌다. 이후 전환사채(CB)를 추가로 취득하고, 개인회사 '스노우에이치'까지 지분 확보에 동원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구주와 CB 취득에 총 227억원을 투입했다.
대주주 등극 후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도 완전히 물갈이했다. 이때 황 전 대표도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곧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여행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일반 여행업'과 '여행사 서비스업', '관광기념품 판매업', '음식점업', '음료제조 판매업' 등을 대거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하지만 이 동행은 1년도 안 돼 끝났다. 경영권을 확보하고 딱 7개월이 지난 시점에 '대주인터내셔널'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거래로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황 전 대표는 보유 지분을 처분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구주 취득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자금 회수에 걸림돌이 없었다.
새 주인 측은 인수 후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낙점했다. 권영길 카이스트 교수와 김지연 삼성전자 메디컬 시스템 실장, 이종해 오라클 성과관리본부장, 유승식 하버드의대 교수 등을 영입하면서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시장도 호응하면서 3000원대에 형성돼 있던 주가가 인수 발표 두 달여만에 1만4000원까지 올랐다. 그 뒤에도 1년여간 주가는 1만원대를 넘나들었고, 황 전 대표는 탁월한 투자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구주와 함께 취득했던 CB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전환청구권 행사 가격이 2784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황 전 대표는 2017년 6월까지 공동 주식 보유자 자격으로 대주인터내셔널과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다. 하지만 이후 특관자 지위가 해소되면서 엔에스엔 주주명부에서도 사라졌다.
그러다 지난해 5월에 잊혀졌던 황 전 대표의 이름이 다시 나왔다. 황 전 대표는 엔에스엔 대주주인 대주인터내셔널에 자금을 빌려줬다. 대신 경영권 주식 169만여주를 담보로 잡았다. 계약 종료 시점이었던 지난해 6월 말 다시 한번 지배구조가 요동쳤다.
대주인터내셔널이 차입금을 주식으로 상계하기로 결정하면서 황 전 대표가 대주주로 등극했다. 경영권 매각 4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다.
다만 1차 M&A 때와 마찬가지로 인연은 질겼지만 그 유효 기간은 길지 않았다. 황 전 대표는 최대주주로 등극한 지 7개월만에 다시 경영권 매각에 돌입했다. 제이케이(JK)파트너스1호 투자조합이 인수자로 나서면서 이달 10일에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보유 지분을 절반만 넘기고 6%대 지분은 남겨뒀다.
이번 M&A가 마무리되면 황 전 대표는 같은 상장사를 두 번이나 판 특이한 이력을 갖게 된다. 두 M&A 건 모두 투자 기간이 1년도 채 안됐다. 경영권 지분은 넘기지만 일부 물량은 남겨둬서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는 전략도 유사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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