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레드로버, '거래재개' 이후 CB 오버행 가능성은④콜옵션 대부분 미설정…최대주주 투자자로 참여, 우호세력 인수 "큰 문제 없다"
윤필호 기자공개 2021-03-03 07:54:47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레드로버의 최우선 순위는 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재개하는 일이다. 그동안 자본잠식 이슈를 해소하고 경영을 개선시켜 정상화에 공을 들였다. 자본금 확보는 유상증자에 의지했지만 부족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채 부담을 감수하고 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11회차와 14회차 CB는 전환청구 기간에 진입했지만 주식 거래정지 상태인 만큼 전환은 일부만 이뤄진 상황이다. 거래 재개 이후에 오버행( 대규모 매각대기 물량) 부담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레드로버는 직접 물량을 받거나 매입했고, 대부분의 투자자도 우호적 관계인 만큼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선 레드로버가 발행한 11회차, 14회차, 15회차, 16회차 CB 물량이 유통되고 있다. CB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상계되기 때문에 재무상태가 안 좋은 레드로버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카드다. 그럼에도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조직을 운영할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레드로버가 발행해 시중에 풀려있는 CB의 권면총액을 합치면 122억원이 조금 넘는다. 이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658만1326주가 신주로 추가된다. 3분기 말 기준 유통주식수에 더해질 경우 주식총수 대비 7.6% 규모다. 경영 위기에 몰린 아쉬운 상황에서 발행한 만큼 조건도 엄격했다. 대부분 표면·만기이자율이 2~4% 사이로 책정했고 대주주 지분 확보를 위한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 조건도 걸지 못했다.
현재 11회차와 14회차 CB는 이미 전환청구 기간에 돌입한 상태다. 2019년 1월 발행한 11회차 CB는 권면총액 151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당시 경영 악화 상황을 감안해 만기일은 2023년 9월로 잡았고 전환청구 기간도 2019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로 여유있게 잡았다. 당시 발행 자금 가운데 60억8000만원은 킹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쓰였는데 발행 대금을 대용 납입하고 100% 지분을 가져갔다. 80억3650만원 규모의 CB는 주식으로 전환을 완료했고 70억6350만원 규모가 미상환 상태로 남아있다.
2019년 6월 발행한 14회차 CB의 경우 권면총액 15억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8억원은 전환을 마쳤다. 레드로버는 일부 CB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발행한 15회차 CB는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19억5400만원 규모로 발행했다. 최대주주인 윈아시아파트너스도 대상자로 참여해 1억8500만원 규모의 물량을 소화했다. 향후 거래 재개 이후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을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1회차부터 15·16회차까지 CB는 지난해 3대 1의 무상감자 과정에서 전환가액을 모두 조정했다.
16회차 CB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 운영자금 25억원 확보를 목적으로 발행했다. 전환청구 기간이 내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인 만큼 아직 전환 청구 등에 따른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표면이자율은 2%, 만기이자율은 3.5%로 책정했고 콜옵션은 앞선 회차와 마찬가지로 걸지 않았다.
레드로버는 2019년 7월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거래 재개를 위해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 이행 사항을 완료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만약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거래재개를 승인하면 최우선 과제를 해결하는 셈이다.
거래재개는 그동안 발행했던 CB 주식전환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레드로버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선 거래 정지된 상태에서 주가는 1830원인데 이는 유통 중인 CB의 모든 전환가액보다 낮다. 11회차가 1842원으로 가장 낮지만 그마저도 주가보다 높다.
물론 거래 재개 이후 성장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 이 같은 매물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도 레드로버는 대부분 CB 투자자들이 최대주주인 윈아시아파트너스에 우호적인 입장인 만큼 지배력 약화 등의 문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주식 거래를 재개하더라도 CB를 일부 재취득해서 확보한 상황이고 최대주주가 직접 투자자로 나선 경우도 있다"면서 "또 CB 인수에 나선 투자자 대부분이 대부분 최대주주인 윈아시아파트너스와 우호적인 관계여서 향후 오버행이 나오거나 의결권에 영향을 주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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