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력사 투자 본격화...첫투자에 430억 지난해엔 6개 기업에 1900억 투자…에스에프티에 3대주주 등재
김혜란 기자공개 2021-03-08 08:17:04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09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장비 업체 에프에스티를 시작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핵심 협력사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협력사에 200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지원했다. 올해는 첫 투자에 430억원을 투입해 전체 투자 규모가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호황기와 맞물려 삼성전자의 소부장 기업들에 대한 투자·협력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에프에스티에 430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에 오른다. 에프에스티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길 때 쓰는 포토마스크의 보호막인 펠리클과 반도체 식각공정 과정에 사용하는 온도 조절장치인 칠러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주요 매출처 중 하나가 삼성전자다.
에프에스티는 삼성전자의 올해 협력사 첫 투자처다. 업계 관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의 소부장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가 얼마나 이뤄질지에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소부장 기업에 총 1874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협력사 지분투자는 2017년말 솔브레인(현 솔브레인홀딩스)과 동진쎄미켐 두 곳 투자 이후로는 잠잠했었다. 하지만 2019년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면서 소재 국산화가 화두가 되자 삼성전자의 협력사 투자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일본기업 등과 경쟁하며 국산화를 이룬 국내 강소 기업을 지원해 해외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제조공정 밸류체인을 단단하게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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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투자처가 반도체용 건식진공펌프 제조사 엘오티베큠(189억원)이다. 반도체 진공펌프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산물을 빨아들여 진공상태로 만들어 주는 펌프다. 이 회사가 초고진공터보분자 펌프 국산화를 위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지분 투자가 이뤄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 장비 부품인 세라믹 히터를 만드는 미코세라믹스(216억원), 반도체 전공정 장비 생산업체인 케이씨텍(207억원) 투자도 지난해 이뤄졌다. 케이씨텍은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화학기계연마(CMP)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뉴파워프라즈마(127억원), 에스앤에스택(659억원), 와이아이케이(473억원) 등에도 투자해 삼성전자가 주요 주주로 올랐다.
뉴파워프라즈마는 플라즈마(고체·액체·기체에 해당하지 않는 제4상태)를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서 생긴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데 쓰이는 플라즈마 세정기를 생산한다. 에스앤에스텍은 반도체 노광공정의 핵심 부품소재인 포토마스크의 원재료인 블랭크마스크를 만드는 업체다. 와이에이케이는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 기업이다. 이들 기업 모두 모두 국산화 필수 품목으로 꼽히는 소재와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곧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과 확실한 동맹관계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이런 기반 위에서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은 보다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국내 협력사들도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의 협력사 투자·지원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는 '우리가 사 쓸테니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라'는 확실한 시그널을 주는 것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에도 긍정적"이라며 "올해에도 지분 투자 형태의 협력업체에 대한 삼성전자의 투자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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