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잡코리아의 새 주인이 됐다. 지난 2018년 60억달러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이후 잇따라 굵직한 투자를 성사시킨 어피너티가 이번에는 세컨더리 딜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 매각을 진행해오던 H&Q는 이날 어피너티를 최종 인수자로 낙점했다. 어피너티는 H&Q가 보유한 잡코리아 지분 전량을 9000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니티는 CVC캐피탈과 TPG, MBK파트너스 등 대형 펀드들과 경합을 벌인 결과 가격·비가격 요소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번 투자는 어피너티의 국내 투자이력 중 다른 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투자한 두 번째 세컨더리 딜이다. 어피너티는 지난 2016년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가 보유했던 한국 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했던 이력이 있다. 국내 펀드들은 투자금을 출자하는 기관투자가(LP) 수가 한정적이어서 세컨더리 딜을 수행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버거킹 투자는 대부분 자금을 해외 LP로부터 펀드레이징하는 글로벌 펀드로서의 이점을 십분 활용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조단위 자금을 굴리는 대형 글로벌 펀드답게 어피너티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잇따라 빅딜을 성사시키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일부 건을 제외하고 상당수 투자에서 큰 차익을 남기며 성공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오비맥주를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에 매각해 4조8000억원을, 2016년엔 국내 음원회사 로엔을 카카오에 팔아 1조2000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성공신화를 썼다.
어피너티는 2018년 결성한 60억달러 규모의 ‘어피너티 아시아 퍼시픽 5호 펀드(Affinity Asia Pacific Fund V)’를 활용해 잇따라 빅딜이 뛰어들고 있다. 당시 어피너티 펀드에 자금을 보태려는 투자자가 몰려 1차 모집 만에 목표금액을 모두 채웠었다.
직전해인 2017년 밀폐용기업체 락앤락 인수와 버거킹의 한국·일본 법인을 차례로 사들인 어피너티는 5호 펀드 조성 이후에도 광폭 행보를 보였다. 어피너티는 국내 최대 콜센터 아웃소싱업체 유베이스를 3800억원에 매입했다. 업력이 20년이 넘는 유베이스는 효성ITX와 KT CS, 메타넷 등과 함께 업계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대기업 지분투자에도 속속 나서며 관계를 맺고 있다. 2018년 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FI로부터 1조원을 유치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어피너티였다. 어피너티는 블루런벤처스(BRV)와 함께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쓱닷컴에 1조원 투자를 확약했다. 1차 투자로 계약 직후 7000억원을 투입했으며, 2022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총 1조원의 자금을 태울 예정이다. 투자유치 작업이 마무리되면 쓱닷컴의 주주구성은 이마트 50%, 신세계 25%, FI 25%로 바뀌게 된다.
LG그룹과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공고히 맺었다. 2019년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매각한 서브원의 MRO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투자에 나섰는데, 당시 서브원에서 분리· 신설된 MRO 회사의 지분 60%를 6000억원에 매입했다. 캡티브 물량을 지원하던 LG그룹이 2대주주로 남게 되면서 안정적 투자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에는 베어링PEA와 함께 신한금융지주에 1조1582억원을 투자하며 업계 주목을 끌었다. 이 투자로 어피너티는 신한지주 지분 3.96%를, 베어링PA는 3.62%를 각각 보유하게 됐다.
어피너티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 상승을 위한 볼트온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작년엔 유베이스를 통해 콜센터 IT 플랫폼 기업 넥서스커뮤니티에 투자, 콜센터 서비스에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을 접목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밀폐용기 제조사 락앤락을 통해 국내 소형 가전브랜드 제니퍼룸의 판매사 락커룸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락앤락이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제니퍼룸의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복안이었다. 락커룸코퍼레이션 창업자인 안형진 대표가 회사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사업본부장을 맡는 등 기존 오너와의 관계도 유연하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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