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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ESG 트래커]신세계, 위기감 없는 ‘저속주행’…환경은 C등급]②주주환원 적극, 대표·의장 분리 '이사회 독립성' 회색

김선호 기자공개 2021-03-12 07:39:36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유통기업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며 그들만의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 및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와 투자가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유통 공룡을 중심으로 ESG 행렬에 가세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유통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 등을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4: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은 대기업 집단 중 상대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열위한 성적을 받고 있다. 환경부문(E)에서는 일부 상장 계열사가 C등급으로 사실상 낙제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다른 재벌그룹과 다르게 ESG 평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G) 측면에서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앞세우고는 있지만 의장 겸직 등 이사회 독립성이 문제로 제기된다. 사회(S) 측면에서는 사회공헌 활동 중심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해외기관 평가에서도 드러나 있는 중이다.

◇그룹·계열사 ‘ESG 전담조직’ 부재 탓?

신세계그룹 내 7개 주요 상장 계열사의 ESG 평가 중 눈에 띄는 부문은 환경이다. ㈜신세계건설과 ㈜광주신세계가 2020년 환경부문 평가에서 C등급을 받으면서다. 대기업 집단 내에서 C등급 평가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C등급 아래로는 D등급만 있을 뿐이다.

ESG를 평가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신세계그룹과 같은 유통기업은 화학 민감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C등급을 받는 일은 별로 없다”며 “그러나 정보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이와 같은 결과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서 ㈜광주신세계와 ㈜신세계건설의 자료는 검색되지 않고 있으며, ㈜신세계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I&C 또한 해당 자료가 없다. 대형마트 ㈜이마트와 백화점 ㈜신세계만이 의무사항인 폐기물 배출, 용수·에너지 사용량 등을 공시하고 있다.

때문에 ㈜이마트를 제외한 신세계그룹 내 6개 상장사가 환경부문에서 B+ 이하 등급을 받는 데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이마트의 환경부문이 2019년 B+에서 2020년 A등급으로 상향된 정도다.

그룹이나 계열사에서 정보공개 등의 기본적인 ESG 세부 평가항목 등만 챙겼더라도 박한 점수를 받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은 타 대기업 집단과는 달리 아직까지 그룹이나 계열사 내에 ESG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기존 사회공헌팀 등을 통해 ESG와 관련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친환경 경영을 위해 모바일 영수증 캠페인, 플라스틱 감축 캠페인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신세계도 친환경 건축 인증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했다. 그러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고 있지는 못하다는 평가다.

◇매년 주총서 이사 선임 '반대'…소위원회 확대 필요도

주주친화 정책을 위해 신세계그룹은 2020년 11월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자세히는 영업이익 중 ㈜신세계 10%, ㈜이마트 15%를 주주환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과소배당으로 쌓였던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주요하게는 ㈜신세계와 ㈜광주신세계가 과소배당으로 인해 행동주의의 타깃이 됐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은 지배구조에 있어 풀어나가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등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10대 그룹에서 14.1%, 30대 그룹에서 23.2%가 대표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지만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한 곳도 없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 겸임이 책임경영과 효율적 의사결정을 이룰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사회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매년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 의견이 나온다. 2020년 3월 개최된 ㈜신세계 주주총회에서는 차정호 대표를 비롯한 권혁구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사장, 김정식 지원본부장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일부 투자자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마트 주주총회에서도 ㈜신세계와 동일하게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해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와 권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각 2곳, 3곳의 기관이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모두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권 신세계그룹 사장의 선임에 대해 반대한 투자자는 “이사회 전반적인 독립성 레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룹 내부 임원에 대해 ‘비독립 이사(non-independent director)’로 지칭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신세계그룹 내 계열사의 이사회에 아직도 보상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내부거래위원회도 ㈜신세계와 ㈜이마트에만 존재할 뿐이다. 나머지 계열사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만 운영되고 있는 수준이다.

2019년에 ㈜이마트와 ㈜신세계 이사회 내에 사회공헌위원회가 신설됐다. ESG 전담조직은 없지만 이사회 내에 ESG 중 사회와 지배구조부문의 등급을 상향시킬 수 있는 요인이 발생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외의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

해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는 보다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신세계와 ㈜이마트에 대해 하위 수준인 B등급에 머물러 있다. ㈜이마트가 개인정보 보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을 뿐 모든 평가 항목이 정체(Laggard) 혹은 평균(Average)에 집중돼 있는 상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은 주주의 수익률에 대한 장기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배당을 위해 수립한 정책”이라며 “㈜이마트와 ㈜신세계는 앞으로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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