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골든브릿지운용, 사라진 '믿을맨' 신한은행작년 설정잔액 5352억원 감소…신한은행 감소 폭 가장 커
이돈섭 기자공개 2021-03-12 13:13:56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 판매사 설정잔액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신한은행 비중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고를 거치면서 판매력이 대폭 위축된 데다, 골든브릿지운용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이렇다 할 영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골든브릿지자산운용 판매사 설정잔액은 도합 7461억원이다. 2019년 말 1조2813억원에서 불과 1년 만에 5352억원(41.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말 23개 판매사 중 17개 판매사의 설정잔액이 작아졌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골든브릿지운용의 주력 판매사는 신한은행이었다. 당시 신한은행의 골든브릿지운용 설정잔액은 2260억원에 육박했다. 전체 판매사 설정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당시 전체 27개 판매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신한은행의 설정잔액은 220억원으로 불과 1년 만에 설정잔액 규모가 10분의 1 수준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판매사 설정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했다. 주력 판매사 타이틀은 2019년 2위였던 미래에셋대우로 넘겨졌다.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신한금융투자의 설정잔액 감소액도 상당한 수준이다. 신한금투의 2019년 말 설정잔액은 1238억원이었는데 이듬해 말 471억원으로 770억원 가까이 줄었다. 전체 판매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0%에서 이듬해 6%로 작아졌다.
신한은행과 신한금투의 설정잔액 감소 이유로는 이들 두 판매처가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고에 노출되면서 판매력이 급속히 위축된 데다, 전자단기사채 펀드 등 대다수 펀드가 만기 상환되는 과정에서 리볼빙이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골든브릿지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경영개선명령 이행명령을 받은 이후 사실상 이렇다 할 영업을 거의 하지 못했다"며 "영업활동을 통해 이뤄져야 했을 자연증감분이 사라지면서 판매량이 줄어들고 실적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49억원) 메리츠증권(-17억원) 한국투자증권(-558억원) 하나은행(-338억원) 등 지난해 주요 판매사 설정잔액이 대거 뒷걸음질쳤다. 하이투자증권과 NH농협은행,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과 SK증권, 한국산업은행 등은 지난해 펀드를 유지하는 선에서 그쳤다. 그나마 판매를 늘린 곳은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한국포스증권 등 총 3곳인데 이들 판매사 세곳의 지난해 말 설정잔액 합산은 14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골든브릿지운용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사모펀드 사고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와 주주 간 분쟁, 자본감소에 따른 금융위원회 경영개선명령 등 과정을 거치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최근 43억원 자본확충에 성공, 금융당국 적기시정조치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업계 전체 상황이 나빠진 것도 적잖은 영향을 줬겠지만, 무엇보다 골든브릿지운용 재무상태가 개선되는 상황을 지켜본 다음에 펀드를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 판매사들에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골든브릿지운용의 수익성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골든브릿지운용의 운용보수는 약 22억원이다. 전년대비 24.8% 감소한 수치다. 자기자본 투자로 주식처분이익 4억원을 냈지만, 운용보수 감소분을 만회하는 데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그런 가운데 영업비용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는 2019년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하지만 2019년 충당금 중 일부인 15억원이 환입되면서 순이익 8억원을 낼 수 있었다.
골든브릿지운용 관계자는 "올해 말 적정시정조치가 해소되면 경영상황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는 뉴딜펀드 운용을 시작할 계획이고 올해 공모주 펀드, 퇴직연금 펀드, 구조화 펀드 등의 설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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