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은행 개점휴업]라임·옵티머스 사태, 우체국 자금운용에도 '불똥'52조 규모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에 시중은행들 외면…"전체 금융업권 여파"
이돈섭 기자공개 2021-03-15 08:10:1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6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인한 '수탁은행 개점휴업' 불똥이 우체국으로 튀었다. 시중은행들이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자 선정 사업에 대거 불참하면서 KB국민은행이 단독응찰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우체국보험 자금운용 수탁사업자 선정에 KB국민은행이 단독응찰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중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거쳐 현장실사 등을 마친 뒤 이르면 다음 달 중에라도 수탁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이 일련의 평가과정을 통과해 수탁사업자로 선정되면 올해 6월 초부터 2024년 5월 말까지 3년간 약 52조원 규모의 우체국보험 재원을 수탁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과거 2018년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자로 선정돼 올해 5월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중순 경쟁입찰 방식의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응찰한 곳은 KB국민은행뿐이었다. 단독응찰의 경우 재공고를 해야 하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이달 10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았지만, 응찰에 의욕을 보인 은행은 없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저가입찰을 방지하기 위해 평가체계를 고치는 등 예방조치를 취해 놓았고, 수수료율도 합리적으로 산정해 놓은 상태"라면서 "사업비용과 기대수익 사이에 괴리가 있는 상태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반응도 비슷하다.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에 따라오는 수수료 수익은 다른 사업에 비해 크지 않은 규모라손 치더라도 '티끌모아 태산' 식으로 실적을 쌓아가는 은행 수탁사업 관련 부서가 해당 사업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018년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자 선정 과정과 지난해 예금보험 수탁사업자 선정 과정에는 복수의 시중은행들이 참여했다. 이번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자 선정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사무관리회사 선정에는 총 3곳의 업체가 응찰했다고 전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수탁사업자 선정과정에 은행들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사업에서 파생하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탁은행 개점휴업 여파가 헤지펀드 업계에서 다른 금융업권으로 번질 수도 있다.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자로 선정되면 위탁 자산에 따른 수수료 수익 외에 증권 대여거래 업무를 통해 초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국예탁결제원 수수료 비용을 빼면 온전한 수익이 창출되는데, 그 규모는 매년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고 여파로 하나은행 등이 수탁기관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수탁사업 부담은 유례없이 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용을 들여 버는 수익에 비해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수탁은행 개점휴업 상태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신한은행은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에 100억원 이상 규모 펀드만 수탁받겠다는 방침을 전달하면서 사실상 모든 수탁은행 창구가 닫힌 상태가 됐다. 이제는 여파가 우정사업본부로 번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과거 우체국보험 수탁사업자로 선정된 이력도 있고 타행에 비해 책임 소지에서 자유로운 점이 부담을 더는 데 유효했을 것"이라면서 "수탁은행 업무를 재개할 전환점이 없는 이상 전 금융업권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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