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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빅딜' 줄줄이, 거래소 시기 안분 '고심' SK IET,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등 초대어급 '맞불'

오찬미 기자공개 2021-03-16 14:28:3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공모주 청약 열기가 높아지면서 IPO(기업공개)를 계획중인 기업들이 연내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를 틈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적극 준비중이다. IPO 공모주에 뭉칫돈이 쏠리면서 상장 몸값(밸류에이션)을 최대치로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성황리에 공모 딜을 마감하면서 롯데렌탈, SK IET,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도 상장 심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어급 기업 딜이 연내 몰린 만큼 상장 일정의 안분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2021 빅딜 줄이어, 시장 소화 가능할까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주 청약 대표 주자로 SK IET,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등이 대기하고 있다. 초대형 IPO 딜이 연달아 예정되면서 자본시장에서도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SK IET와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상장을 계획한 기업이다. 하반기 공모 규모가 20조원대에 육박하자 딜을 앞당겨 가치를 최대한 인정받겠다는 생각에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크래프톤은 이달 말이나 4월 초를 목표로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밸류에이션과 공모 구조를 대략 확정했다. 상장심사에 통상 45영업일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5월 말께 심사 승인을 예상하고 있다.

가장 예심 청구가 빨랐던 곳은 SK IET다. 다만 심사 일정이 지연되면서 '빅딜'과 거리를 두겠다는 계획에 일정 부문 차질이 생기게 됐다. SK IET는 지난해 12월 예심청구를 하면서 2월께 승인을 받아 3월 공모에 나설 계획이었다. 모회사 소송 등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 2월 심사 승인이 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에서 모회사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패소 판결을 받아 10년간 미국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 및 판매할 수 없게 되자 기업가치에 변동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추가 서류를 제출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상장 심사팀의 합려적 소명 하에 위원회에 올라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원 중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 전 심사 결정을 문제삼을 가능성이 높다"며 "불확실성이 최대한 줄어든 상태에서 상장 심사를 내리기 위해 4월 결과가 나올때까지 심사를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SK IET는 기업의 향후 매출 등 사업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데 방점을 맞춰 상반기 상장이 가능하도록 심사를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2차 전지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LiBS)의 시장 수요가 높은만큼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더라도 글로벌 기업 등에 납품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논리가 통한다면 SK이노베이션과의 '거리두기'가 가능해져 IPO 과정에서 모회사 소송 패소 영향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곳을 제외하고는 공모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빅딜이 모두 올 하반기에 몰려있어서 최대한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도 심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 논리가 된다.

◇하반기 쏠림현상 '우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가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다. 일정이 겹치게 되면 자칫 공모액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도 상·하반기 공모 일정에 대한 고민이 깊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도 1월 인사 등으로 업무 담당자가 바뀌면서 심사 일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며 "하반기 빅딜이 대거 에정돼 있어서 최대한 조율해 상장을 원활히 진행시키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 IET의 경우 혜택을 받을 수도 있지만 기업 스스로 모회사의 미국 수입금지 조치가 향후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논리를 탄탄히 준비해야 거래소와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심사중인 기업이기 때문에 말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해당 기업으로부터 추가 서류를 요청해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맞불'을 기피하는 1호는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위해 올 1분기에 지정감사를 진행하고 예심을 청구하기 위해 주관단 선정 일정을 서둘렀다. 실사부터 예비심사 청구까지는 보통 4~5개월이 걸린다.

이를 감안할 때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는 시점은 이르면 오는 2분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승인 후 기관 수요예측을 비롯한 공모 절차를 바로 시작하면 올 9~10월께 상장이 가능하다. 이르면 올해 8월 공모 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기업공개) 밸류에이션이 50조~80조원으로 거론되는 '초대어'다. 공모 규모도 1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주식의 20%만 공모한다고 해도 공모액이 10조~16조원에 이른다.

이밖에 기업가치가 2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카카오뱅크와 약 8~10조원 수준의 밸류를 시장에서 책정받은 카카오페이가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각각 추정 공모액은 4조원, 2조원 규모다.

롯데렌탈 역시 올 초 일찌감치 주관사단을 확정하면서 연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기업가치는 2~3조원 수준에 거론되고 있다. 추정 공모액은 약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상장하는 게 유리한 상황인데 한국거래소의 심사 작업이 미뤄지고 있어서 심사 승인을 기다리는 IPO 기업의 우려가 클 것"며 "IPO 시장의 유동성에도 한계가 있는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 오히려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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