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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커, '물류파업' 후폭풍 '부분 자본잠식' 누적 결손금 911억, 공장 2곳 생산중단·공급과잉 후유증

김은 기자공개 2021-03-23 08:00:4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닭고기 전문업체 '마니커'가 지난해 상반기 물류 파업에 따른 생산중단으로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을 단행했지만 누적 결손금이 911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했다.

마니커의 2020년 연결기준 누적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911억원이다. 2019년 마이너스 549억원에서 360억원 이상 개선된 수치다. 이익잉여금은 기업 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의 누적액에서 배당이나 자본 전입 등으로 처분되지 않고 쌓여있는 금액을 뜻한다. 이 금액이 마이너스일 경우 이익잉여금 대신 '결손금'이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자본을 잠식당할 때 감소분이 곧 결손금이 된다. 즉 마니커가 누적 결손금을 모두 메우려면 앞으로 9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야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마니커의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992억원, 719억원이다.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마니커의 자본잠식률은 27.5%에 달한다.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인식한 게 치명적이었다. 마니커는 2020년 연결 누적 기준 352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동두천 공장과 천안 공장 생산이 20여일간 중단된 여파가 가장 컸다.

마니커는 두 공장에서 전체 매출의 80%를 내고 있다. 하지만 화물 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닭고기 생산과 유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멈추면서 매출 및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파업으로 인해 마니커는 하루 매출 7억원 등 최소 16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닭고기 업계 공급과잉으로 인해 닭고기 가격이 원가 이하로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40여개에 달하는 닭고기 업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 출혈 경쟁을 감수하고 있다. 마니커의 최근 3년간 당기순손실 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 118억원 규모에서 2020년 351억원 규모로 적자 폭이 깊어졌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마니커는 2018년 연결회사 지분 매각과 관계회사 지분 매각,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차입금 축소 노력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전문기업 옵티팜의 지분과 자회사 마니커통산의 지분 전량을 각각 74억원과 137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손실이 누적된데다 지난해 200억원의 사모사채 발행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인해 부채는 전년대비 26.3% 증가한 1202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8년 말 86.9%에서 2020년 말 167.2%로 높아졌다.

마니커는 이에 올해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돌파구 모색에 나설 방침이다. 코로나19로 늘어난 비대면 시장을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6월 마니커는 닭가슴살 전문 쇼핑몰인 '진심닭컴'에 돼지고기, 농산물 등의 제품을 판매하던 '마니커몰'을 통합시켰다.

특히 마니커는 도매회원을 대상으로 직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는 닭 도축장에서 대형 도매상과 중소형 도매상을 거쳐 음식점 등으로 4단계 배송 작업이 이뤄졌으나 이를 2단계로 줄였다. 또한 온라인 채널 판매 강화를 위해 온라인 전담팀의 인원을 늘리는 등의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마니커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물류 파업에 따른 생산중단과 코로나19 소비침체 및 공급과잉으로 인한 판매단가 하락으로 전년대비 매출액이 11%가량 감소했으며 3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최근 온라인에서 닭고기 즉석조리 및 훈제구이 제품의 매출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채널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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