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급여 인상' 상속세 영향 미쳤나 한진칼·대한항공서 '역대 최대' 금액 수령, 임직원과 대비…사측 "직급 상승 영향"
김경태 기자공개 2021-03-25 10:52:3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작년 한진칼과 대한항공에서 전년보다 60%가량 증가한 급여를 수령했다. 항공업황 침체로 경영 실적이 악화했고 미등기임원과 직원 급여가 감소한 가운데 조 회장만 연봉이 급증했다.사측은 직급 상승에 따른 금액 변화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내외부의 부담스런 시선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급여를 받은데는 상속세 부담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작년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서 13억660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2019년(5억1500만원)보다 165% 급증했다. 대한항공에서는 17억3200만원을 받아 26% 늘었다. 양사에서 수령한 급여 합계는 30억9800만원으로 64% 증가했다.
한진칼 사업보고서에서 조 회장의 연봉이 처음 공개된 때는 2018년이다. 당시 5억1500만원을 받았다. 대한항공에서는 2017년에 처음으로 밝혔고 5억100만원이었다. 조 회장이 작년에 받은 급여는 양사에서 모두 역대 최대 금액이다.
조 회장의 급여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다른 임직원과 대비된다. 작년 한진칼 미등기임원의 급여 총액은 6억9400만원으로 전년보다 20% 늘었다. 하지만 1인당 평균은 1억7400만원으로 9% 감소했다. 대한항공 미등기임원 급여 총액은 132억원으로, 1인당 평균은 1억8000만원으로 각각 21.9%, 20% 줄었다.
한진칼은 직원의 경우 급여가 늘기는 했다. 직원 총액은 28억500만원으로, 1인당 평균은 9400만원으로 각각 14%, 27% 늘었다. 대한항공은 직원 급여도 감소했다. 직원 급여 총액은 1조2627억원으로, 1인당평균은 6819만원으로 각각 18%, 16% 줄었다.
대한항공은 작년 3월말에 4월부터 모든 임원이 급여 일부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반납 비율은 부사장급 이상의 경우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다. 조 회장도 기존 대한항공 월급의 절반만 받는다고 발표했다. 급여 반납은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직급 상승으로 연봉이 오르게 된 것"이라며 "2019년4월에 회장에 취임했지만 사장 직급 연봉을 계속 받다가 작년 4월부터 회장 급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칼은 아니지만 대한항공에서는 급여 50%를 반납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사업보고서에 경영진 보수 지급기준의 세부적인 사항은 공개하지만 양사 모두 이사 보수지급 기준에 직위 및 직무가 포함된다는 점은 밝히고 있다. 이 외에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월 보수를 산정한다.
내부 기준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이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국내외 항공사처럼 경영 위기를 겪었다는 점에서 조 회장의 급여 증가가 두드러진다. 한진그룹은 작년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를 추진했고 다수의 임직원이 순환 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고통분담을 실시했다.
대한항공의 작년 연결 매출은 7조6062억원으로 전년보다 38.6% 줄었다. 영업이익은 1089억원으로 38.1%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300억원으로 전년보다 축소됐다. 작년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을 거둔데는 인건비가 줄어든 영향이 있었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 중 임직원의 급여와 퇴직급여 총액은 1조6226억원으로 전년보다 22.1% 감소했다.
이때문에 조 회장의 연봉 증가에 상속세 부담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조 회장은 2019년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하던 한진칼 보통주(지분율 17.84%)와 우선주(2.4%)를 어머니인 이명희 전 한국공항 고문,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 여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과 나눠 상속했고 국세청에 상속세 2700억원을 신고했다.
당시 조 회장은 수중 자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5년간 총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내기로 했다. 종로세무서와 반포세무서는 조 회장 보유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다.
조 회장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끌어오기도 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에 각각 100억원, 27억원씩 빌렸다. 농협은행, 우리은행에게는 200억원씩 대출받았다. 총계는 527억원이다.
4곳에 빌린 이자율은 2.25~3.3%다. 대출금액과 이자율을 단순 계산하면 1년 이자는 총 12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조 회장이 2018년에 한진칼과 대한항공에서 받은 급여 합계(10억9700만원)을 상회한다.
올해 담보대출 기간이 만료된다. 작년 12월3일 공시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와 계약기간은 올 2월15일까지다. 농협은행(7월16일), 우리은행(8월9일), 하나은행(11월5일) 모두 계약기간이 올해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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