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수제맥주]'예비유니콘' 제주맥주, '선투자'가 빚은 코스닥 매직①600억 실탄투입 'FI' 비중 62%, 'R&D·생산' 기반 성장성 입증
박규석 기자공개 2021-03-25 08:12:04
[편집자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소품종 소량생산에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이 한창이다. 종량세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여건도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시대에 무서운 속도로 가정용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현황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비유니콘' 제주맥주가 테슬라 요건 상장을 통한 코스닥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업을 시작한 지 6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 자본시장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제주맥주는 2015년 문혁기 대표이사가 미국 수제맥주 기업 '브루클린 브루어리(Brooklyn Brewery)'와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2017년 ‘제주 위트 에일’을 론칭하며 수제맥주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업 초기부터 미래 성장을 위한 대중성과 혁신을 강조했다.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구축 등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이는 엑셀러레이터 등 많은 투자가들이 높게 평가한 부분인 동시에 한국거래소의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하는 교두보가 되기도 했다.
◇지속된 투자 '예비유니콘→코스닥' 원동력
제주맥주가 국내 수제맥주업계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 설립 후 끊이지 않은 투자 유치가 녹아있었다. 현재 누적된 투자금은 600억원으로 이중 재무적 투자자(FI)의 비중이 62%로 가장 높다.
2015년 스톤브릿지벤처스를 시작으로 2017년 포레스트파트너스 등까지 후속 투자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7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이 주관한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시 제주맥주는 △지속 연구와 설비 투자를 통한 양질의 제품 생산 △브랜드 런칭 후 매년 200% 이상 성장 △새로운 시도와 혁신으로 제품군 확대 등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 9월 14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유치했다. 이때 제주맥주는 1000억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평가 받았다.
최근에 모집된 투자금은 또다시 R&D 강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산시설의 경우 올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증축이 완료되면 제주맥주의 연간 생산량은 2000만 리터(L)가 된다. 이는 초기 생산량에 6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달에는 R&D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독립 법인 형태의 기술연구소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향후 기술연구소는 2월에 완공한 '파일럿 설비'를 활용해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연내 누적 10종의 수제맥주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게 목표다.
파일럿 설비는 일종의 ‘미니 양조장’이다. 기존 제품 생산 시설과 별개로 소량의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간 제주맥주는 시제품 테스트를 위해 평균 6000리터(L)의 맥주를 생산했다. 그러나 파일럿 설비를 이용하면 1000리터(L)로 용량을 줄일 수 있어 제품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사회 구성 변화 예고…신임 사외이사 물색 중
제주맥주가 코스닥 상장 이후에 겪을 수 있는 큰 변화 중 하나는 이사회 구성이다. 모든 상장사들은 사외이사와 감사 등 선임과 구성 절차에서 상법 규정을 지켜야 한다. 비상장기업이었던 제주맥주 역시 상장 이후에는 관련 규정을 따라야 한다.
현재 제주맥주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4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내이사는 전문경영인(CEO)인 문 대표와 조은영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고 있다.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는 각각 이승현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와 한승 포레스트파트너스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법에 따르면 개별 기준 자산 1000억원이 넘는 상장사는 이사진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제주맥주의 자산이 상장 후 1000억원을 넘더라도 법적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하지만 자산의 변화와 상관없이 제주맥주의 이사회 구성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승현 이사가 상장을 기점으로 이사직을 내려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가 이사로 있는 스톤브릿지벤처스가 2015년부터 제주맥주에 투자한 부분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주맥주는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여러 인사와 접촉하고 있다. 향후 주주총회에 사외이사로 추천할 후보의 신상과 인원 수는 비공개다. 다만 기존 사외이사가 1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원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R&D 부문 강화 등에 힘썼고 이런 부분이 예비 상장심사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사외이사의 경우 현재 신규 선임을 위한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신상이나 인원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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