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한우제 HYK 대표 직접 나섰지만…주주제안 모두 '무산'배당금 1000원 아닌 600원 선택…사측, 모든 안건 방어 성공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25 11:32:5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물류 계열사 ㈜한진이 사모펀드 운용사 HYK파트너스와의 첫 번째 '표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한우제 대표가 직접 주주총회장을 찾아 주주 설득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빈손'으로 돌아간 한 대표는 다음을 기약할 전망이다.㈜한진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6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익배당·이익잉여금처분 계산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분리선출) △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등을 표결에 부쳤다.
이날 주총의 관전포인트는 지난해 경방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사들여 2대주주로 등극한 HYK의 실력행사 여부였다.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보여온 터라 첫 대결에서 결실을 거둘지 관심이 집중됐다. HYK 측은 주주제안 안건의 가결을 위해 주총 직전까지 위임장 확보에 공을 들였다.
특히 한 대표가 직접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른 주주들로부터 확보한 다량의 위임장을 가져왔다. 이를 확인하느라 개회시간이 예정(9시)보다 40분 가량 지연됐다. 한 대표는 주총 중간중간 함께 자리한 변호인과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총 의장을 맡은 류경표 대표는 한 대표에게 주주제안과 관련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한 대표는 "한진이 경쟁이 치열한 물류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되려면 외부 전문가 참여와 기술력 갖춘 유통 플랫폼 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체질과 사업방식에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줘야 한다"며 "최고의 물류회사이자 경영투명성이 보장되는 모범적인 상장사로 성장하려면 우선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해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류 대표는 "한진은 몇 년 전부터 미래 성장 관련해 투자를 하고 있다"며 "주요 기업들과 같이 협력해 진행하려 하고 있고 미래성장전략실이라는 별도의 조직도 만들었다. 지켜보고 판단해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표 대결이 벌어진 건 두 차례다. 배당과 감사위원 선임이다. 양측의 안건이 서로 상충돼 하나만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총에 출석한 주주들은 두 가지 중 하나에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승리의 여신은 ㈜한진의 손을 들어줬다. 한 대표가 직접 나서 설명까지 했으나 주주 표심 확보에는 실패했다. 그나마 가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졌던 배당안까지 주주들은 사측에 표를 줬다. 이사회는 주당 배당금으로 600원, HYK파트너스는 1000원을 제시했다.
HYK 측은 이사회 진입도 실패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관련해 이사회가 추천한 김경원 후보(4-1호 의안)가 79.03%의 찬성을 얻으며 HYK 측의 안건(4-2호)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김 후보 선임으로 정관상 이사회 상한(8명)이 충족돼 HYK의 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 추천안도 자동으로 폐기됐다.
사실 HYK의 추천 인사 중 감사위원을 제외한 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의 이사회 진입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현재 이사회 규모(인원 수)가 정관상 최대치(8명)를 충족해 추가로 이사를 선임하려면 정관 수정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관변경안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출석 의결권 기준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3분의 1이 반대하면 불발된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27.41%인데다 우군인 GS홈쇼핑(6.62%) 몫까지 더하면 34.03%로 이들이 반대시 출석률과 무관하게 '무조건 부결' 된다. 실제로 이날 이사회 증원 뿐 아니라 이사 결격 사유 규정과 전자투표제 도입 등 정관변경안이 모두 부결됐다.
㈜한진 주요주주는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27.41%) △HYK1호펀드(9.79%) △GS홈쇼핑(6.62%) △국민연금(6.27%) △우리사주조합(3.9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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