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한우제 HYK 대표 "㈜한진, 성과 좋으면 협조 안 할 이유 없어""대화 노력에 답 없어" 소극적 경영진에 아쉬움 토로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26 10:07:5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가 어떻게 하는 지 지켜볼 것이다. 경영진이 말한 대로 약속을 잘 지키고 경영성과가 좋다고 하면 우리가 특별히 협조 안 할 이유가 없다."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 제65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더벨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추후 대응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놓은 대답이다.
이날 ㈜한진 주총은 HYK 측의 적극적인 의사발언으로 회의 시간이 길어질 거란 예상을 깨고 40여분 만에 폐회했다. 2대주주인 HYK파트너스는 주총을 앞두고 정관변경안과 이사선임안 등을 주주제안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수의 주주들이 ㈜한진과 HYK가 맞대결을 펼친 배당안과 감사위원 분리선출안에서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한 대표는 본인이 직접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고자 했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는 "(결과에) 당연히 만족하진 못한다"면서도 "그래도 예상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측과 지분율 차이가 월등히 나는 만큼 사전에 패배를 예상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대주주인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7.41%로 HYK1호펀드(9.79%)를 17%p 가량 앞선다. 우군으로 꼽히는 GS홈쇼핑(6.62%)과 우리사주조합(3.98%) 등을 합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HYK파트너스는 작년 10월 경방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을 매입하며 ㈜한진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이사회에 주주제안을 보내고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주주와의 소통에 나서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주총일에 임박해서는 위임장 확보에도 나섰다.
하지만 한 대표는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그랬던 그가 직접 주총장에 나타나 주주제안 취지를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주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주총장을 찾은 배경에 대해 "경영진들 얼굴 한 번 봐야되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실제 그는 주총이 끝난 이후 일부 사측 인사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한 대표는 이날 표 대결에서 패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주주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2대주주로서 기업가치 개선과 주주권익 증대를 목표로 ㈜한진 경영진과 대화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한 차례 ㈜한진 이사회에 제안한 미래성장전략위원회 설치 등에 대해서도 계속 이야기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미래전략실을 만든 건 알고 있지만 과연 내부 인력만 갖고 되겠나. 업계 전체 돌아가는 얘기를 외부에서 들어야 제대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계속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도 "이사회의 일원이 되는 경우 일상적인 경영에 관해선 적극적으로 현 경영진에 협력할 것"이라며 "미래성장위원회를 설치해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을 찾고 회사 혁신에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소극적인 ㈜한진 경영진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안을 하는데 적절한 답변이 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 대표는 "우리가 지금 대화를 계속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한진 측이) 협조적이진 않은 것 같다"며 "이제 처음이라 서로 아직은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안됐을 수도 있다.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 대표가 이른 시일 내 ㈜한진 지분 추가 매입에는 나서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기본적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지 않는 행보를 보여 온데다 이제 정기 주총이 끝나 더욱 지분 확대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이 근거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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