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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등급 하락 후 첫 공모채…AA0 달고 수요예측 영업적자 2조, 건전성 지표 저하…금리 메리트는 다소 증가

오찬미 기자공개 2021-03-29 13:05:0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6: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가 신용등급 하락 후 첫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AA0(안정적)으로 등급이 조정된 후 첫 발행인 만큼 긴장감이 흐른다. 대규모 영업적자에 재무건전성 지표도 하락했다.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신 등급 강등 이후 금리 메리트는 더 커졌다. 채권 내재등급은 AA-까지 하락해 국고채 대비 개별 민평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매해 발행을 이어온 이슈어인만큼 투자 메리트에 주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영업적자, 5년만의 신용등급 '강등'

26일 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가 이달 29일 공모채 3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4월 6일이 발행일이다. 트렌치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3년물, 5년물, 10년물로 구성했다. 시장 분위기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이번 딜에서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이 대표주관사로 활약한다.

우량채로 분류돼 왔던 국내 정유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면서 발행을 앞두고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SK에너지도 피해가지 못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에쓰오일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한단계 강등한 바 있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대규모 영업적자가 발생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기가 위축되고 유가급락으로 재고관련 손실이 쌓이며 2020년 연결기준 1조9361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업 단일 사업을 맡고 있어서 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에 따른 실적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컸다.

2020년 1분기 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관련 손실이 발생해 연결기준 1조 2216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4분기에도 상당 규모의 영업적자가 더 누적되면서 연간 영업적자 규모가 2조원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갈등심화 등 경기변동 요인을 감안하면 당분간 실적불확실성도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재무건정성 지표인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6년말 725억원에서 2020년말 2조 5562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255.1%, 차입금의존도는 31.6%로 늘어 재무 지표가 저하된 모습이다.

2019~2020년 VRDS(감압 잔사유 탈황공정) 투자에 약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집중됐다. 연간 배당도 2017~2018년 1조원, 2019년 이후 연간 3000억원을 상회한 대규모 배당이 이뤄지면서 현금흐름을 제약했다.

◇채권내재 등급 너마저 '흔들'…투심 영향은

올해에는 3500억원 가량의 경상적 투자와 함께 친환경분야 및 주유소 인프라 강화차원에서 25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운전자금이 증가해 채무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중국 중심의 아시아 지역 정제설비 신증설로 인해 공급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과거 2015~2016년 수준의 급속한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SK에너지는 SK계열 정유·화학부문 핵심 계열사로서 유동성 압박이 나타날 경우 계열차원의 지원이 가능하다. 정유사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유사시 정부차원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투심 확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SK에너지는 국내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모두 'AA0, 안정적' 등급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대비 채권 등급이 한단계 내려왔다. 5년만의 조정이다.

그동안 SK에너지의 실적 변동에도 불구하고 SK에너지를 향한 투심은 크게 좌우되지 않는 흐름을 보였다. 영업손실 7837억원을 기록했던 2014년 공모채 발행에서도 SK에너지는 민평금리보다 조달금리를 낮추며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나이스P&I에 따르면 SK에너지의 채권내재등급(BIR) 마저 지난해 급락하며 조정이 이뤄졌다. 영업손실을 냈던 2014년 하반기에도 BIR등급은 AAA0를 기록했었다.

2020년 4월 초까지도 AAA0등급이 유지됐지만, 4월 10~23일 한 단계 강등된 AA+등급을 유지하더니 이후 AA-로 하락했다. 채권등급 보다 더 낮게 내재등급이 형성돼 있다.

SK에너지의 개별민평 금리와 국고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25일 기준 3년물 49bp, 5년물 50bp, 10년물 81bp 수준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3월 25일 3년물 44bp, 5년물 39bp, 10년물 46bp에 금리 스프레드가 형성됐던 것과 비교해 큰 변화다. 특히 10년물의 경우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금리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졌다.

SK에너지가 공모채를 발행한 것은 11개월만이다. 지난해 4월 진행된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에서는 모집금액의 3배가 넘는 자금수요가 몰렸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공모채를 3000억원 발행하려다가 5000억원으로 늘려 발행했다.

SK에너지는 발행 직전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받으며 발행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태였다. 하지만 연기금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1조원에 육박하는 수요를 이끌어 냈다.

채안펀드를 운용하는 자펀드 운용사가 900억원을 신청해 든든히 수요를 뒷받침했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을 포험해 보험권이 다수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SK에너지는 이번에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을 차환 자금으로 활용한다. 연내 만기를 맞는 채권이 여럿이다. 올 4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6월 800억원, 10월 21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다. 3월 100억원, 4월 19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도 만기가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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