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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브랜드 'NII' 매각 가능할까...시장 반응 냉랭 중저가 캐주얼 패션 침체…"쉽지 않다" 중론

조세훈 기자공개 2021-03-29 10:17:5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저가 패션브랜드가 인수합병(M&A)시장 매물로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매각이 신통치 않다. 패션업계가 명품 의류와 제조·직매형 의류(SPA)로 양극화되면서 중저가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탓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까지 감소하고 있어 거래성사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견 의류업체 세정그룹은 최근 캐주얼 브랜드 `니(NII)` 매각을 공식화했다. 주관사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다. 올 초부터 잠재적 원매자들을 접촉해왔으며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배포했다.

니(NII)는 한때 저가 캐주얼 브랜드로 각광을 받으며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기도 했지만 최근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다. 니(NII)를 운영하는 세정과미래의 매출액은 2017년 799억원에서 2019년 449억원으로 감소했다. 2018년부터는 적자전환했으며 2019년에는 9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세정그룹은 손실이 커졌지만 브랜드 파워가 남아있다고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 캐주얼 브랜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 2019년에 니(NII)는 카카오프렌즈, 스폰지밥 등 인기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출시하는 등 재기를 노렸다. 최근에는 니콘셉트(NIICONCEPT)라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무신사 등 주요 패션 플랫폼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패션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입자 세정그룹은 결국 '선택과 집중'을 위해 니(NII)를 매물로 내놓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저가 패션브랜드의 경쟁력이 저하돼 거래 성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저가 시장은 SPA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이랜드월드의 여성복 사업부 매각 실패도 이런 변화된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로엠, 미쏘, 에블린, 클라비스, EnC 등 브랜드를 포함한 여성복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지만 원매자가 없어 매각이 중단됐다.

딜을 검토했던 원매자 대다수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으로 트랜드 변화에 탄력적이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성 패션복 업체와 브랜드 투자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캐주얼 브랜드 PAT를 운영하는 독립문 역시 엠케이코리아와 매각 협상을 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엠케이코리아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재무적투자자(FI)와 공동 투자를 논의했으나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니(NII)의 매각 성사는 가격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매도자 측이 눈높이를 크게 낮춰야만 관심있는 원매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캐주얼 브랜드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재고자산과 유형자산 등 재무 사정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동시에 가격 메리트가 있어야 그나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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