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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화장품 이사회 점검]'IMM PE 계열' 에이블씨엔씨, 못다 이룬 ‘이커머스 전환’'대표 교체·온라인 공략' 불구 적자경영, 이사진 결단 '해외 사업구조 변경'

김선호 기자공개 2021-03-30 08:09:46

[편집자주]

한류 열풍을 탄 K-뷰티 바람은 중소·중견 화장품 업체에게 한 때 황금기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 경제보복과 국내 로드숍 한파, 코로나19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급격한 영업환경 변화 속에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선택과 판단이 갖는 무게감은 더욱 크기를 더해 가고 있다. 외풍에 시달리며 생존의 기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중견 화장품 업체들의 이사회 활동과 성과를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9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로드숍 시대를 연 에이블씨엔씨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인수된 후 이커머스사업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IMM PE의 선견지명에도 불구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탈피하지 못해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에이블씨엔씨는 ‘미샤(MISSHA)’를 통해 국내 화장품 시장에 브랜드숍을 처음 도입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까지 발을 디디며 화장품 시장의 브랜드숍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 가운데 선두주자 에이블씨엔씨는 해외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7년 IMM PE에 인수되면서 사업 전략도 변화를 맞이했다. 당시 화장품 시장은 중국 경제보복으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때문에 에이블씨엔씨도 기존 수익 구조를 변화시키고 제 2도약 발판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그때 꺼내든 카드가 이커머스였다.

◇‘기타비상무이사’가 장악한 이사회, 잦은 대표 교체

IMM PE는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하고 이사진을 전면 교체했다. 최대주주 IMM PE 측 인사로 교체되면서 이사회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채워졌다. 창업주 서영필 전 대표의 남은 지분이 모두 정리되면서 2018년부터 IMM PE는 에이블씨엔씨의 이사회를 온전히 장악했다.

이들은 먼저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실적 개선에 집중했다. 중국 경제보복으로 저하된 수익성을 다시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당시 IMM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인 정일부 전 대표와 LG생활건강 출신 이세훈 전 대표 2인 체제를 구축했다.


정 전 대표가 2018년 7월 수장 직에서 물러나면서 이 전 대표는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두지휘해나갔다. 대표 브랜드 미샤의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교체하는 한편 점포 리모델링 등의 리뉴얼을 진행했다.

또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몸집을 불렸다. 2018년 코 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 2019년 색조 화장품 수입업체 제아H&B와 지엠홀딩스를 인수했다. 미샤와 어퓨 등에 이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매출 증대를 꾀했다.


그러나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거두면서 이 전 대표는 2019년 7월을 끝으로 결국 수장 직에서 내려왔다. 2020년 초 에이블씨엔씨는 이 전 대표를 대신해 화장품 시장에서 브랜드 마케팅 등을 담당했던 조정열 대표에게 지휘봉을 건넸다.

이사회를 장악한 IMM PE는 잦은 대표 교체를 통해 실적 개선에 힘썼지만 아직 경영정상화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위주의 수익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채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타를 그대로 맞으며 결국 대규모 출혈을 감내해야만 했다.

◇선견지명에도 아직 빛 못 본 ‘온라인’

국내 화장품 시장에 브랜드숍을 도입한 에이블씨엔씨의 경쟁력은 오프라인에 유통채널에 있다. 그러나 IMM PE에 인수된 후부터 이커머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기존의 성장 모델만으로는 지속 성장을 이뤄내기 힘들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2018년 4월 처음으로 이커머스가 이사회 주요 논의 사항으로 올라왔다. 이커머스 고도화 작업 업체 선정 및 계약의 건을 이사진이 모여 가결하고 온라인 유통채널로의 전환을 시도해나갔다. 그리고 해외 법인 ‘미샤재팬’ 또한 유통 채널 개편에 나섰다.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업체 중에서 에이블씨엔씨는 이커머스사업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었다. 2019년 2월에는 이커머스 시스템 고도화 관련 투자의 건을 가결하고 자체 온라인사업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2020년 초 오픈한 ‘마이눙크닷컴’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뷰티넷과 미샤, 어퓨 온라인몰을 통합한 자체 온라인 채널이 마이눙크닷컴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눙크’도 함께 선보였다.

덕분에 지난해 온라인사업 매출 비중이 24.15%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1.65% 상승했다. 다만 이커머스사업 매출 비중이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이 감소하면서 대규모 출혈이 발생했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나갔지만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에이블씨엔씨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2% 감소한 30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6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특히 별도기준(국내 사업) 337억원, 중국 법인 120억원, 자회사 제아H&B 196억원의 손실을 냈다.


때문에 올해 다시 온라인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두드러진 변화는 중국 법인에서 생겼다. 지난해 9월 이사회는 기존 중국 법인 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를 청산하고 상하이에 새로 자회사를 설립하는 안건을 논의하고 가결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베이징보다는 상하이에 화장품 온라인 업체가 집중돼 있으며 IT와 무역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이커머스사업을 확장하기가 더욱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사진의 결정에 따라 국내를 비롯한 해외 전반에 걸쳐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단행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조 대표는 화장품사업 등의 실무를 맡고 있고 있으며 이사진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IMM PE 임원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 제고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수익성 강화를 위해 온라인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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