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한국물 호황 지속, 신규 이슈어 진입 활발…ESG 부상[KP/Overview]137억달러 발행 '역대 최대'…빅딜 행진, 민간기업 합류 속속
피혜림 기자공개 2021-04-01 10:03:1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호황은 2021년 연초부터 거셌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연초부터 역대급 호조를 이어갔다. 시장 분위기에 힘입어 한국물 역시 1분기에만 137억달러가 발행되는 등 압도적 물량을 쏟아냈다. 더벨 리그테이블 집계 이래 분기 기준 최대 발행량이다.10억달러 이상의 빅딜이 대거 등장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를 시작으로 KDB산업은행, SK하이닉스, SK배터리아메리카,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조달량을 끌어올렸다. SK배터리아메리카와 네이버 등 민간기업 데뷔전도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시장 안착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발행량 최대, 투자수요도 폭발…발행사 다변화 잰걸음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공모 한국물 발행 규모는 137억8747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4억841만달러) 대비 86% 증가한 수치다. 올 1분기 한국물 시장은 더벨 리그테이블 집계 이래 최대 발행량을 기록했다. 분기 발행량이 100억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연초부터 빅딜이 대거 등장한 점 등이 주효했다. 1월 현대캐피탈아메리카(27억달러)를 시작으로 한달간 KDB산업은행(15억달러), SK하이닉스(25억달러), SK배터리아메리카(10억달러) 등의 대규모 딜이 몰아쳤다. 이후에도 한국수출입은행(15억달러)과 KDB산업은행(12억달러) 등 빅딜 행진이 이어졌다.
발행사 다변화 역시 물량 확대를 이끌었다. SK배터리아메리카(SK이노베이션 보증)와 우리카드, 네이버 등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물 시장을 찾았다. SK배터리아메리카와 네이버 등 국내 민간기업은 최근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 등을 위해 외화채 시장으로 조달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한국물 여전채 시장 성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우리카드는 올 3월 2억달러 규모의 포모사본드를 찍어 공모 한국물 시장에 입성했다. 코로나19발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인한 국내 카드사들은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이어 선순위채권으로 조달처를 넓히고 있다. 이번 발행으로 한국물 조달 여전사는 신한카드와 우리카드 두 곳으로 늘었다.
글로벌 투자 열기 또한 한국물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글로벌 채권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한국물 시장을 찾은 모든 이슈어가 발행액을 뛰어넘는 주문을 확보했다. 연이은 빅딜 행진에도 물량을 소화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AA급 국가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한국물이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점 역시 투심을 북돋았다.
지속된 저금리 기류로 발행사들은 비용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조달비용의 기준점이 되는 미국 국채금리가 하향세를 거듭한 데다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세가 지속돼 AA급 한국물 이슈어는 0%대 쿠폰금리(5년물 기준)로 조달을 이어갔다. 올 1분기 발행 호조가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ESG 안착, 그린본드 부상…달러화 편중 심화, 이종통화 미미
ESG채권 시장 성장도 견조했다. 2021년 1분기 발행된 14건의 딜 중 10건이 ESG채권으로 발행됐다. 이슈어들은 발행 물량의 전체 혹은 일부를 ESG로 찍는 등 사회적책임투자(SRI) 기류에 동참하는 데 앞장섰다. 올 1분기 ESG 한국물 발행량은 59억달러 수준으로, 전체 물량의 43% 비중이다.
특히 그린본드(green bond)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 1분기 발행한 10건의 ESG 한국물 중 5건이 그린본드 형태였다. KDB산업은행(2건)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와 SK배터리아메리카, 한국남부발전, 현대캐피탈 등이 그린본드를 찍었다. 국내 기업이 최근 전기차배터리 등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 확장에 나선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물 ESG 채권 발행이 소셜본드(social bond)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에 집중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소셜본드와 지속가능채권도 꾸준히 등장했다.
올 1분기 하나은행과 우리카드는 각각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과 포모사본드를 소셜본드로 발행했다. 우리은행과 네이버는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달러채를 찍었다.
달러화 채권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2021년 1분기 발행량의 92%가 달러채로 구성됐다. 달러채 스프레드 등이 하락 기조를 이어가자 이종통화 시장의 금리 경쟁력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달러채 시장이 호조를 이어가는 한 이종통화 존재감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커버드본드 조달 수요와 국책은행의 통화 다변화 정책 등이 맞물려 소규모 이종통화 채권 발행은 지속됐다. 첫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 하나은행은 유로화 시장을 찾아 2021년 이종통화채 발행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멕시코페소채권과 딤섬본드(역외 위안화채권) 조달로 통화 다양성을 높였다. 공모 한국물 데뷔전에 나선 우리카드는 대만 시장을 찾아 2021년 포모사본드 조달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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