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딤섬본드 복귀전…돋보인 노련미 [Deal Story]시장 포착, 속전속결 조달…금리 경쟁력 확보, 통화 다변화 두각
피혜림 기자공개 2021-02-26 10:28:0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0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3년만에 공모 딤섬본드(역외 위안화채권) 시장에 복귀했다. 딤섬본드 시장 호조를 포착해 속전속결로 발행에 나섰지만 흥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도리어 빠른 결단력 덕에 위안화-달러 스왑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 금리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최근 달러채 강세로 이종통화 딜이 급감했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은 한국물 맏형다운 면모를 적극 드러내고 있다. 올 1월 멕시코통화채권에 이어 이달 딤섬본드 흥행으로 조달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두 통화채권 모두 달러채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를 달성해 비용 절감과 조달 안정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달라진 딤섬본드 포착, 결단력 부각
한국수출입은행은 23일 15억위안화(약 2억 3238만달러) 규모의 딤섬본드(CNH)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 단일물이다. 이번 딜은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3년만의 공모 딤섬본드 복귀전이었지만 투심은 뜨거웠다. 23일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는 20억위안 이상의 주문이 집계됐다. 로드쇼 없이 기습적으로 나선 발행이었지만 AA급 수출입은행 채권에 대한 기관들의 사자 행렬은 꾸준했다.
특히 이번 딜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시장 포착 역량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딤섬본드는 2015년까지 한국물 시장의 주요 조달 통화로 꼽혔으나 이후 주춤해졌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공모 딤섬본드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딤섬본드 시장 내 달라진 기류를 포착했다. 올해만 7개의 공모 딜이 나온 것은 물론, 투심이 반등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미국의 재정확장 정책으로 달러 약세가 관측되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외환(FX) 부문에서 수익을 얻고자 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투자 수요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과감히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위안화의 경우 스왑 변동성이 높다는 특성을 고려해 속전속결로 조달 채비에 나섰다. 앞선 조달 경험을 바탕으로 이틀여만에 다큐멘테이션부터 북빌딩까지의 절차를 마쳤다. 발행 사실이 사전에 시장에 알려질 경우 우호적인 스왑 지점을 겨냥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딤섬본드 발행금리를 2.80%로 확정했다.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 제시 금리) 대비 32bp 이상 끌어내린 수준이다. 스왑 포착과 북빌딩을 동시에 진행한 결과 달러채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를 달성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달러채 강세 속 통화 다변화 '이상무'…독보적 역량 입증
한국수출입은행은 잇따른 이종통화 채권 발행으로 남다른 조달 역량을 입증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는 달러채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달러채권이 안정세를 이어가자 이종통화 채권의 금리 메리트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슈어들이 잇따라 달러채를 택하는 배경이다.
반면 한국수출입은행은 각종 이종통화 발행으로 노련미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 1월 멕시코페소채권에 이어 이달 딤섬본드를 찍어 달러채 일변도인 한국물 시장내 다양성을 높였다. 해당 채권 모두 달러채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조달 비용 절감 효과 역시 상당할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페소 채권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이 시장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2019년 한국수출입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문을 닫았던 멕시코 채권 시장을 공략해 조달 통로를 중남미로 넓혔다. 당시 한국물 최초의 멕시코페소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 다시 시장을 찾아 돈독한 관계를 다져나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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