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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성과주의 강화, 팀장에게 보상 조정권 부여 성과관리와 보상 면밀하게 하기 위한 취지...지난해 말부터 도입

조은아 기자공개 2021-04-05 08:30:1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팀장급에게 팀원 보상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직원들의 성과관리를 한층 정교하게 하기 위해서다. 성과에 따른 공정한 배분을 요청하는 MZ세대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말부터 팀장에게 팀원의 PI(Personal Incentive·개인 성과급)와 연봉을 조정하는 권한을 줬다. 기존에는 팀장이 평가만 하면 등급에 따라 PI 금액과 임금 인상폭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팀장에게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면서 일정 한도 안에서 재량껏 PI와 연봉 인상폭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평가가 더 높은 직원에게 낮은 직원의 성과급을 일부 떼어내서 줄 수 있게 된 셈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팀장이 A를 받은 직원의 몫을 떼어내 B를 받은 직원에게 줄 수 있다. 연봉 역시 주어진 한도 안에서 팀장이 조절할 수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더(THE) 좋은 회사 만들기’ TF를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제도 개선을 비롯해 여러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보상 경쟁력 강화다.

팀장 권한이 더욱 커지면서 책임 역시 무거워졌다. 그만큼 평가를 면밀히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목표 설정부터 중간점검, 평가, 평가 피드백, PI 및 연봉 조정에 대한 피드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객관적으로 진행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업무 부담이 높아진 만큼 매월 지급되는 팀장의 직책수당도 3월부터 상향 조정됐다.

LG화학은 제도 도입의 취지에 맞춰 팀장들의 역량 강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올해 LG화학 차원에서 이뤄지는 리더 대상 교육의 방향도 성과관리 쪽에 집중된다. 팀장들이 더 세밀하고 객관적으로 성과관리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LG그룹이 강조하는 성과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LG그룹은 핵심가치 가운데 하나로 성과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에서 성과급을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LG화학은 물론 LG그룹 내부에서도 성과급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얼마 전 LG전자의 연봉 인상폭이 9%로 역대급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도 우려하고 있다.

LG화학도 올해 사원협의체를 대상으로 연봉 인상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팀장들을 불러모아 추가로 설명하는 등 다른 기업의 논란이 LG화학으로 번지지 않도록 매우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LG화학 PI 조정은 지난해 말 이뤄졌다. 전지사업본부(LG에너지솔루션) 분사와 관련한 회계처리 때문에 평가와 조정, 지급이 예년보다 빨리 실시됐기 때문이다. 연봉 조정은 올해 3월 진행됐다.

다만 아직까지는 팀장들이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함께 근무하는 팀원의 주머니까지 직접 관여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폭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도 있어 조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이미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 제도가 안착하려면 팀장이 확실하게 조직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목표 수립 때부터 난이도나 팀원들의 형평성 등을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점검이나 평가도 체계적으로 이뤄져 결국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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