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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대선조선 매각 후에도 '조마조마' 500억 한도대출 계약…부실채권 리스크 내재

김병윤 기자공개 2021-04-05 14:54:1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0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선조선의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거래 후에도 익스포저(exposure·위험노출액)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수자에 5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 지원키로 약속한 탓이다. 확실한 턴어라운드 전까진 부실이 촉발할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의 새 주인인 동일철강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과 5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지원키로 하는 계약을 지난해 11월 맺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29일 발표된 본계약 한 달여 전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컨소시엄과 한도대출 계약을 맺은 배경으로는 대선조선의 저가 수주 때문이다. 실적에 핵심이 될 수주가 대선조선에 비우호적인 구주로 짜여졌고, 단기간 내 대선조선의 반등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컨소시엄이 내세웠다는 게 이 딜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이 한국수출입은행 관리 아래 이뤄진 수주의 질이 떨어지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이에 한도대출 계약이 맺어지게 됐다"며 "한국수출입은행과 컨소시엄 간 체결된 한도대출은 일종의 사후손실보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후손실보전은 계약에 있어 한 쪽의 특정행위나 일정한 사유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된 때 카운터파티(counterparty)가 그 손해를 책임지는 것이다.

문제는 한도대출이 이뤄지게 되면 대선조선에 대한 한국수출입은행의 부담이 재차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컨소시엄 간 거래액은 1600억원으로 이 가운데 1100억원은 대선조선의 채무를 승계하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을 최대한 정리하려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전략이 반영됐다.

하지만 500억원의 한도대출이 이뤄질 경우 한국수출입은행 입장에서는 대선조선에 대한 익스포저가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칫 대선조선의 부실이 심화될 경우 한국수출입은행의 부담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게 다른 IB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선조선이 보유한 수주잔고와 최근 실적 추이를 봤을 때, 컨소시엄은 한도대출 500억원을 모두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수출입은행 입장에서는 매각으로 대선조선의 여신을 줄인 효과가 한도대출로 희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수출입은행은 한도대출 뒤 대선조선의 경영성과에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부실로 오래도록 채권단 관리에 있었던 과거가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에 위치한 대선조선은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17년부터 세 차례 대선조선의 매각을 시도해왔다. 지난해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스토킹호스 계약을 논의했지만 녹록지 않자 공개매각으로 선회했다. 시장에서는 대선조선의 거래가격으로 2000억∼3000억원을 내다봤지만, 실제 딜은 이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

대선조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7% 감소한 약 2779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146억원과 당기순손실 217억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현재 수주잔고는 약 21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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