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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푸본현대생명, 현대카드·캐피탈 소속 '재무통 이사' 눈길주요 고객 현대차와 소통 고려, 푸본 출신과 효율적 배치

이은솔 기자공개 2021-04-07 07:49:0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의 이사회에는 주주인 대만 푸본생명과 현대카드·캐피탈 출신 인사들이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다. 이중 눈에 띄는 건 현대카드·캐피탈의 재무실장(CFO)이 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주이자 상품 판매의 주요 고객인 현대차 금융계열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최근 푸본현대생명이 역대급 유상증자를 결의한 데도 이들의 재무 전문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형석 현대카드·캐피탈 재무실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 이사는 2024년까지 3년간 푸본현대생명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한다.

전임자인 전병구 이사는 임기를 반 년 가량 남겨두고 사임했다. 전 이사는 현대커머셜 이사와 현대자동차 전무 등을 거쳐 현대카드·캐피탈의 재경본부장을 맡아왔다. 지난해 연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재무 외 업무도 총괄하게 됐다. 푸본현대생명 비상임이사 업무는 자연스럽게 재무실장(상무)인 이 이사에게 넘어갔다.

전병구 전 이사와 이형석 신임 이사 모두 현대카드·캐피탈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일종의 캡티브사처럼 현대자동차 계열사 임직원의 퇴직연금보험을 든든한 기반으로 확보하고 있다. 주주이자 주요 업무 파트너인 현대차 금융계열사의 CFO가 푸본현대생명의 경영 현황을 보고받으며 재무적 통일성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푸본현대생명이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을 결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총 6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중 유상증자는 4580억원 규모로, 현대차 금융계열사는 지분대로 2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게 된다. 결의 당시 기타비상무이사였던 전 이사는 현대카드·캐피탈에서 여전채 조달 업무도 도맡았기 때문에 채권 발행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한 전문성도 높았다는 후문이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주주인 현대커머셜 측의 재경본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해오고 있다"며 "전병구 이사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업무가 늘어나 이형석 이사가 비상무이사직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푸본현대생명은 현대차 계열사와 대만 푸본생명의 합작사다. 푸본생명이 지분 62%를, 현대커머셜과 현대모비스가 37%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현대자동차 계열 금융사로 출발한 현대라이프생명은 2018년 푸본생명이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늘리며 푸본현대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20년 기준 푸본현대생명 이사회는 11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가 2명, 비상무이사가 3명, 사외이사가 6명으로 회사의 규모와 타사의 이사회 구성원을 고려했을 때 인원이 많은 편이다. 지분이 섞여있는 만큼 현대차 계열사와 푸본생명이 각각 추천한 이사들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전문가인 윤인섭 이사가 의장으로 이사회를 이끈다. 과거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직접 이사회 의장을 맡았지만, 2018년 푸본생명의 증자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배턴을 넘겼다. 윤 의장이 이재원 대표이사와 함께 상임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3명의 비상임이사 중 2명은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출신 인사, 1명은 푸본 인사다. 푸본생명의 지분율이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 계열사 출신 인물의 비중이 지분 대비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신 사외이사의 비중은 푸본생명 추천 티오의 비중이 훨씬 높다. 6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이 대만의 금융·보험 전문가, 변호사 등 푸본생명의 추천으로 선임된 인사들이다.

이는 일상적 경영 업무는 국내 임원이 맡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푸본현대생명의 임원진을 봐도 유사한 방향성을 띤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만큼 계리, 감사, 상품 등 한국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직책은 현대차 계열사 출신이 담당한다. 선진 해외투자 노하우 등이 필요한 최고재무책임(CFO)과 자산운용본부 등의 직책은 푸본생명 출신 임원들이 맡고 있다.

최대주주인 푸본생명과 2대 주주인 현대차 금융계열사가 재무와 영업을 각각 나눠 총괄하는 구조가 자리잡은 셈이다. 효율성을 최대화한 이사회와 임원진 구성안이 푸본현대생명의 빠른 경영 정상화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푸본현대생명은 증자를 통해 재기 발판을 다졌던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20년에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8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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