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사업 점검]현대건설, MENA 비용처리 ‘전화위복’될까2000억 넘는 '선반영' 실시…올해 사우디 마잔·카타르 루사일 공사 본궤도 오를 듯
이정완 기자공개 2021-04-09 13:26:2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전통의 해외 사업 강자다. 1960년대부터 공략을 시작해 전체 매출의 35% 가량이 우리나라 영토 밖에 나온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동·아프리카(MENA) 지역 공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사 지연으로 인해 비용 처리를 실시하면서 수익성 악화도 생겼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현장 운영 정상화가 시작되면서 실적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지난해 현대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중동·아프리카에서 지난해 매출 2조6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대비 41% 줄어든 수치였다. 2019년까지 3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던 지역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2019년 전체 매출의 42%에 달하던 해외 매출 비중도 지난해 35%로 7%포인트 줄었다.
이 탓에 현대건설의 전반적인 수익성도 악화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6조9709억원, 영업이익 54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매출 17조2788억원, 영업이익 8597억원 대비 매출은 2% 줄고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는 중동 공사 지연에 따라 이뤄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동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관련 비용을 처리하다 보니 원가가 크게 늘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분기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공사가 지연되자 400억원의 원가를 선 반영했다. 현대건설은 2014년부터 카르발라에 원유정제시설 및 부대설비를 공사하고 있었다. 공사 계약액이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근로자가 발생하자 지난해 7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현장이 중단됐다.
지난해 이라크 카르발라 현장 계약잔액을 살펴보면 2019년 말 이후 매 분기마다 500억~600억원 가량 줄어들던 공사 계약 잔액은 공사 중단으로 인해 지난해 3분기에서 4분기 사이 300억원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사 진행률도 이 기간 동안 93%에 멈춰있다.
공사 지연은 이라크 카르발라 현장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분기 아랍에미레이트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공사 지연과 이에 대한 발주처 클레임으로 인해 약 5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반영했다.
4분기에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짓는 대관람차 현장에서 500억원,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현장에서 200억,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현장에서 200억원 등 총 1000억원의 비용을 처리했다. 지난해 종속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하고 현대건설만 선 반영한 비용이 23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중동 공사는 원활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 현장 공사 중단이 반복됐지만 지금은 셧다운 현장 없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원가 상승 요인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매출 상승 요인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2019년 말부터 지난해 초 수주했던 중동 공사 현장에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현대건설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람코가 발주한 3조2000억원 규모 사우디 마잔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를 수주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15% 가량 공사가 진행된 상태다. 2020년 초 수주한 1조2000억원 규모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도 지난해 말 기준 공사가 16% 실시됐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사우디 마잔 현장과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현장은 올해 1분기부터 매출 발생이 본격화 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수주한 파나마 메트로와 이라크 바스라 고도화 설비 등은 이번 분기 착공을 통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전망했다. 파나마 메트로와 이라크 바스라 프로젝트 역시 계약규모 2조원 이상 대형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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