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벤처투자 분석]우미글로벌, 포트폴리오 키워드 '본업 시너지'②프롭테크 등 직접투자액 400억 넘어, 벤처펀드 LP 참여 활발
이윤재 기자공개 2021-04-20 08:26:12
[편집자주]
과거 부동산 침체로 인한 '워크아웃' 상흔은 건설사에게 성장 동력 마련이 필요하단 교훈을 남겼다. 당장 생존이 치열한 중견사는 젊은 오너로 승계가 이뤄지면서 벤처투자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제2벤처붐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면서 이제는 대형사도 벤처투자 열차에 올라타는 양상이다. 더벨은 벤처투자에 나서는 건설업계 현황을 조명해보고 투자 포트폴리오, 투자 현황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미건설로 대표되는 우미그룹의 벤처투자는 오너2세 소유인 우미글로벌을 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미글로벌은 본업과 시너지를 내는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주로 4차 산업기술을 연계한 프롭테크 (Prop-Tech) 기업, 라스트 마일 관련 등 부동산 유관 기업들이다. 핀테크나 공유기업에 대한 투자도 간접적으로 본업과 연계될 수 있다는 판단이 뒷받침돼있다.이종사업에 대한 투자는 간접투자로 대체하는 양상이다. 주주사로 있는 SJ투자파트너스 외에도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이 만드는 벤처펀드에 출자자로 나서고 있다.
◇ 벤처기업 지분취득만 400억 초과…프롭테크 기업들 망라
우미글로벌의 지난해말 기준 금융투자 금액은 취득원가 기준 1151억원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준용하고 있는 우미글로벌은 매도가능금융자산에 대해 원가법으로 계상하고 있다. 취득원가가 고스란히 장부가액으로 잡혀있다.
투자형태별로 보면 벤처기업에 투자한 금액이 442억원이다. 부동산운용사, 신기술금융회사에 주주로 들어가면서 납입한 돈이 467억원이다. 벤처펀드에 자금을 댄 간접투자는 84억원, 부동산펀드에 대한 출자금은 88억원이다.
개별 건으로 보면 이지스자산운용 투자 건이 가장 크다. 지난 2019년 이지스자산운용이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440억원을 투자했다. 부동산프로젝트금융투자(PFV) 등 다양한 사업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직접 지분을 취득한 벤처투자 현황을 보면 부동산 관련 비중이 대부분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리서치, AI기반 토지거래소, 아파트 관리 앱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우미그룹내 주력 계열사인 우미건설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들이다. 공유경제나 핀테크 관련 업체들도 큰 틀에서는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표적인 벤처투자 포트폴리오로는 직방이 꼽힌다. 우미글로벌은 지난 2019년 직방이 진행한 투자라운드에 참여했다. 투자금액은 125억원이다. 당시 투자 기준이 된 기업가치 7000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우미글로벌은 지분 1.7% 정도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투자에 이어 벤처펀드 조성도 함께 했다. 직방 계열 벤처캐피탈인 브리즈인베스트먼트가 만든 200억원 규모 프롭테크 워터링 펀드에도 주요 LP로 참여했다. 출자약정액은 100억원이다.
◇ 벤처펀드 LP 참여하는 간접투자 확대…이석준 부회장 '키맨'
부동산 외에 투자 더듬이 역할을 하는 건 벤처펀드에 대한 간접투자다. 현재 우미글로벌 출자자로 나선 벤처펀드는 13개다. 취득원가 기준으로는 84억원이지만 보통 벤처펀드가 캐피탈콜(추가 수요가 있을 때마다 출자약정액까지 투자금을 요청하는 방식)을 쓰고 있단 점을 고려할 때 취득원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주주사로 있는 SJ투자파트너스,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부터 데일리파트너스, 에스엠비투자파트너스, KB증권 등이 만든 펀드에 출자자로 나섰다. 각 펀드 주목적 투자처를 고려하면 바이오, ICT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 투자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LP인 만큼 직접적으로 투자에 관여하는 건 아니에 우미글로벌이 직접 투자자로도 나섰다.
다만 현재까지 우미글로벌이 직간접 벤처투자로 거둔 수익은 크지 않다. 통상 벤처투자 수익 실현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어난다. 벤처펀드 평균 운용기간이 7년 전후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투자금 회수가 없는 상황에서는 통상 기업가치가 증대되는데 따른 평가이익 정도를 고려해볼 수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K-GAAP을 준용해 원가법을 적용하는 우미글로벌에는 해당사항이 아니다.
우미글로벌의 벤처투자 판을 진두지휘하는 건 오너인 이석준 부회장이 꼽힌다.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은 공학도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카이스트 대학원 전기공학과 등을 마치고 LG산전(현 LS산전) 연구원으로 시작했다. 공학도이자 건설사 경영인으로서 신사업 의지, 기술 반전, 생존 본능 등 다양한 니즈들이 맞물려 벤처투자로 이어졌단 평가다.
우미그룹 관계자는 "벤처투자는 본업인 건설·부동산 사업에 시너지를 내는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긴호흡으로 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단기간내 성과에 개의치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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