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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넷EV 인수하는 SK㈜ 손익 계산서 리오인베스트 투자차익 '대박'...SK㈜도 이전상장 기대감

조은아 기자공개 2021-04-19 10:20:2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6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SK㈜가 이번엔 국내 전기차 충전기 회사에 눈을 돌렸다. 시그넷EV 지분 55.5%를 293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일단 지금까지의 계산을 볼 때 가장 승자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리오인베스트다. 2년4개월여 만에 투자금의 수배에 이르는 차익을 거두게 됐다. 여전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엑시트(자금회수) 기회 역시 엿볼 수 있다.

거래구조를 살펴보면 SK㈜가 리오인베스트가 보유하고 있는 시그넷EV 전환우선주 262만주 가운데 162만주를 810억원에 인수하고 이와 별개로 신규로 발행하는 전환우선주 592만주를 주당 3만5850원에 인수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계산해보면 주당 평균 인수가격은 3만8850원 수준이다.


시그넷EV는 현재 코넥스에 상장돼 있다. SK㈜의 인수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15일 종가가 4만8000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가격보다 20% 정도 낮은 가격에 산 셈이다. 특히 지분율이 50% 이상으로 경영권까지 확보했다는 점을 볼 때 더욱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는 평가다.

리오인베스트는 이번 거래로 이른바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 리오인베스트는 2018년 12월 시그넷EV가 진행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5.5%(262만주)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지난해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로 총발행주식이 늘어나면서 현재 지분율은 34.7%다.

전체 262만주의 60%에 이르는 162만주를 810억원에 매각했는데 주당 차익으로 따지면 한 주당 1만1450원에 사서 5만원에 팔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다 100만주는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 리오인베스트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유준열 대표가 2016년 설립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장기적으로 볼 때 SK㈜ 역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관련 인프라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시장 자체의 성장성도 매우 높이 평가되기 때문이다.

시그넷EV는 대우중공업 출신의 황호철 대표가 1998년 세운 글로벌 2위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다. 황 대표는 1983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대우그룹이 해체되기 2년 전인 1997년에 대우중공업을 퇴사했고 이듬해 시그넷EV의 전신인 시그넷시스템을 창업했다. 그 뒤 2016년 말 시그넷시스템으로부터 전기차용 충전기 제조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시그넷EV가 설립됐다.

2018년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미국 인증을 획득했고 현대차, 기아, BMW, 포드, 폭스바겐, 닛산 등에 전기차 충전기를 납품하고 있다. 급속충전기와 완속충전기를 제조하는데 매출의 90%가량이 급속충전기에서 나온다.

전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실적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9억원, 23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매출 619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거뒀다. 각각 35%, 52%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15억원을 내며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탄탄한 해외 매출이다. 지난해 수출로 거둔 매출이 전체 매출의 85%가 넘는다.


업계는 든든한 최대주주를 확보한 시그넷EV가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그넷EV는 3~4년 전부터 황호철 대표가 직접 이전상장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으나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못했다. 시그넷EV는 해외 매출의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대외 신인도 등을 위해서라도 코스닥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SK㈜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생긴다. SK㈜가 754만주를 보유해 지분율 55.5%로 최대주주가 되고 리오인베스트 지분율은 34%대에서 7%대까지 떨어진다. 황 대표는 기존에 들고 있는 지분 96만주를 그대로 유지하는데 역시 지분율이 기존 12.7%에서 7%로 떨어진다.

황 대표는 회사에 남아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사진 교체는 불가피하다. 현재 이사회 멤버 5명 가운데 3명이 리오인베스트 소속인 만큼 일부가 SK그룹 인사로 교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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