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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코로나 타격 데일리푸드홀딩스, 기초체력 다졌다밸류체인 등 시스템 정비…마켓보로 투자로 IT 방점

한희연 기자공개 2021-04-20 10:27:5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에쿼티)는 숨어있는 블루오션을 잘 발굴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각광 받기 전의 산업군에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 산업재편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워 성공스토리를 써 내려가곤 했다. ESG·ESG청원(폐기물처리업), 지오영(의약품 유통업), 헬스밸런스(종합건강식품업) 등 최근 몇년간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포트폴리오는 이같은 앵커에쿼티의 투자철학을 대변하고 있다.

데일리푸드홀딩스는 앵커에쿼티의 식자재기업 포트폴리오다. 최근 식자재 기업들이 주목 받으며 다수의 PE들이 관심갖는 분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앵커에쿼티가 처음 발을 들였던 2016년에는 식자재기업에 관심을 갖는 곳은 거의 없었다.

앵커에쿼티는 대흥농산을 시작으로 식품첨가물업체 등을 다수 볼트온하며 사업범위와 영향력을 늘려갔다. 중소업체 위주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대표 기업이 된 셈이다. 앵커에쿼티는 데일리푸드홀딩스를 구심점으로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각 기업들의 내외부 시스템을 정비해 나갔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충격은 산업전반에 영향을 끼쳤고 식자재기업도 대표적 피해 업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앵커에쿼티의 관리 하에서 이미 상당히 시스템화 돼 있던 데일리푸드홀딩스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방어해 나가며 동종업계 대비 충격 최소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데일리푸드홀딩스는 대흥농산, 현진그린밀, 리치밀, 금영에프에스, 밀플러스, 화미, 선농종합식품, 마켓보로 등을 지배하고 있는 앵커에쿼티의 식자재 포트폴리오 종합체다. 버섯재배 및 유통업, 식품첨가물 생산업, 곡물 제분업체, 과실·채소 가공업체, IT 기반 유통 플랫폼 등 식사재 유통에 관한 라인업을 다채롭게 갖췄다.

연결감사보고서 기준으로 데일리푸드홀딩스의 2018년 말 매출액은 2132억원,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95억원이었다. 2019년 말에는 각각 2339억원, 18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는 몇년간 이어온 성장세를 잠시 주춤하게 만들었다. 식자재기업은 식당에 재료를 납품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영위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 등로 외식수요가 줄면서 식당 등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며 식자재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2020년말 기준 데일리푸드홀딩스의 지분법 피투자회사들은 화미, 대흥농산서부, 현진그린밀, 마켓보로 등이다. 아직 데일리푸드홀딩스의 연결감사보고서는 공시되지 않았으나 개별 감사보고서를 감안하면 이들 개별 기업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등은 코로나19의 영향 탓인지 성장속도는 더뎌진 모습이다.

대흥농산서부의 매출액은 2019년 416억원에서 2020년 425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83억원에서 38억원으로 줄었다. 현진그린밀의 경우 같은기간 매출액은 1101억원에서 107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순익의 경우 2019년 4억원 당기순손실에서 2020년 22억원 당기순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화미 매출액은 2019년 818억원에서 2020년 892억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같은기간 15억원에서 45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급식중단, 외식산업 침체 등이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정 상품이나 유통라인에 의존하지 않고 볼트온 등을 통해 다채로운 라인업을 확보해 둔 덕에 실적이 빠진 부분을 다른 부분이 채워주는 등 종합적으로 상쇄효과가 작용한 점이 눈에 띈다.
데일리푸드홀딩스 지분법 피투자회사의 요약 재무정보(백만원)

앵커에쿼티는 특히 지난해 새로운 시도도 단행했다. 플랫폼 기업인 마켓보로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B2B식자재 유통 플랫폼인 마켓보로는 오프라인 위주의 식자재 유통방식을 온라인으로 가져오겠다는 발상으로 만들어졌다. IT 기술을 이용해 식자재 유통시장의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업주 등 식자재 소비층을 대상으로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제공하며 온라인 기반 유통 중개를 담당하는 플랫폼인 '마켓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축적된 유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식점 등 소비층이 식자재와 유통업체를 검색하고 직접 주문할 수 있게 한 직거래 플랫폼인 '식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앵커에쿼티가 사들였던 식자재 기업이 농산물 재배나 식자재 제조 및 판매 업체들 위주였다면 마켓보로 투자로 IT 기반 플랫폼까지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과거 지오영이나 헬스밸런스 투자에서도 볼트온으로 관련 기업을 사들이고 물류관리, IT 시스템 관리 부문에 신경쓰며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특징을 보였다. 데일리푸드홀딩스 또한 이같은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앵커에쿼티는 동종업체 기업을 사들이는 것 뿐 아니라 인수기업들의 내실화 다지기 작업도 다년간 이어왔다. 식자재 산업의 경우 중소업체 위주로 구성돼 있어 시스템화가 이뤄진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앵커에쿼티 투자사들의 경우 PE의 경영관리 노하우 등이 접목되며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를 꾀해 왔다고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푸드홀딩스 투자 기업 대부분 주로 생산라인 자동화나 밸류체인 내재화 등의 작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꾀해 온 모습"이라며 "이같은 관리 역량이 축적되며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수급조절이나 관리 제고 등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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