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업분석]코스피 입성 노리는 아주스틸, 예상 기업가치는작년 순이익 117억…피어그룹 PER 30배 적용 시 3000억 안팎 추산
강철 기자공개 2021-04-26 14:52:1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컬러강판 시장의 강자인 아주스틸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삼성과 LG를 비롯한 글로벌 가전사와의 안정적인 거래 관계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성장세를 앞세워 합리적인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계획이다.국내 컬러강판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한 아주스틸의 예상 기업가치는 3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밸류에이션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증가세에 맞춰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코스피 예심 청구…6월 결과 나올 듯
아주스틸(AJUSTEEL)은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 밟기 시작한지 약 1년만에 코스피 입성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아주스틸과 미래에셋증권은 승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6월까지 수시로 미팅을 갖고 세부 공모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략의 핵심인 공모가 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토대로 산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주스틸은 1995년 10월 설립된 컬러강판 전문 제조사다. 경북 구미시에 거점을 운영하며 TV, 냉장고, 세탁기의 내외장재로 쓰이는 강판을 생산한다. 실크스크린 인쇄, 가전용 라미나(VCM), UV코팅, 롤투롤 디지털 프린팅, 글라스 접합 등 다양한 제조 기법을 보유한 국내 컬러강판 시장의 강자로 평가받는다.
주요 고객은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에 원재료를 납품하는 협력사다. 이들 고객사와의 안정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연간 5000억원 안팎의 매출액과 5~6%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2020년에는 매출액 5698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미국, 멕시코, 홍콩 등 세계 각지에 컬러강판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종속법인도 거느린다. 자회사 가운데 미국 샌디에이고에 운영하는 AJU STEEL USA는 매년 1500억~2000억원의 매출액과 50~60억원의 순이익을 꾸준하게 가져다주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36%를 소유한 이학연 아주스틸 대표다. 삼성중공업과 포스코강판에서 경력을 쌓은 이 대표는 25년 전 아주스틸을 직접 설립했다. 이 대표 외에 포스코, 일본 카네마쓰(Kanematsu Corporation), 산업은행 등도 30~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 급증 기대…몸값 오른다
철강이라는 전통 제조사가 오랜만에 등장하면서 아주스틸의 상장 기업가치가 얼마나 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스틸은 공모가 밴드를 비롯한 상장 구조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아주스틸의 지난해 순이익과 동종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하면 대략적인 예상 시가총액을 가늠할 수 있다.
아주스틸의 국내 상장 피어그룹(peer group)은 동국제강, 포스코강판, KG동부제철, 현대제철 정도가 꼽힌다. 모두 컬러강판을 제조하는 철강사다. 작년 말 기준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은 동국제강 30%, KG동부제철 25%, 포스코강판 20%, 현대제철 10% 정도다.
이들 피어그룹의 작년 주당순이익(EPS)와 현재 주가를 토대로 계산한 PER은 동국제강 34.2배, 포스코강판 46.6배, KG동부제철 26.9배다. 작년에 순순실을 기록한 현대제철의 추정 PER은 15.4배 수준이다. 각 수치를 단순 계산한 평균 PER은 30.7배다.
아주스틸은 지난해 117억원의 연결 순이익을 기록했다. 117억원에 업종 평균 PER 30.7배를 대입한 예상 시가총액은 3500~3600억원이다. 여기에 할인율 15~20%를 적용하면 대략 3000억원 안팎의 몸값을 바탕으로 한 공모가 밴드를 산출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실제 가치 산정 과정에서 사용하는 실적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컬러강판 제조사가 올해 들어 잇달아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아주스틸의 연환산 순이익은 117억원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회복과 더불어 맞춤형 제조 방식인 비스포크(bespoke)가 유행하면서 국내 가전사의 컬러강판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아주스틸이) 2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보수적으로 봐도 3000억원 전후의 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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