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진용 갖추는 대우건설, 각자대표 체제 돌입 '왜' 사추위 없이 김형 사장 연임…정항기 CFO, 관리대표로 매각업무 전담
고진영 기자공개 2021-04-27 08:12:5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1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매각을 위한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김형 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구성 없이 내부승진으로 사장 인선을 마무리했다.CFO인 정항기 부사장이 사장에 올라 김형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기존 경영진 유지로 안정을 유지하면서 재무전문가인 정 부사장이 매각 관련 업무를 전담케 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3일 김형 사장의 대표 연임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김 사장은 사업대표를 맡고 정항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관리대표로 신규 선임된다. 6월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공식으로 각자대표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산업은행 아래서 대우건설은 단 한 번도 대표직을 연임한 적이 없는데 이번 연임은 매각이 가까워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새롭게 정 사장을 대표로 올린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간 회사 매각을 위해서는 재무통인 정 사장이 대표에 적합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 시점에서 사업을 키우기보다 재무건전성 확보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어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각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업무를 정항기 CFO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매각 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며, “김형 사장의 경우 매각 관련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안정적으로 사업 운영에 전념하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재무라인에 힘이 실리는 움직임은 정항기 사장이 영입될 즈음부터 있었다. 2019년 7월 선임된 정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인물이다. 현대차, BNG스틸,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증권 등을 거쳐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 선진콘트롤&엑세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건설 CFO 자리를 은행 측 인사들로 채우며 대우건설을 관리해왔는데 정 사장은 산은과 무관한 외부 인사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선임 넉 달 뒤에 있었던 2019년 말 정기인사에서도 CFO 산하 본부가 눈에 띄게 강화됐다. 기존 재무관리본부와 조달본부에 더해 인사관리지원본부를 이관해 관리조직을 통합했다. 재무라인에서 사실상 관리조직 등 살림살이를 전담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미 이 시점부터 정 사장이 관리업무를 진두지휘하는 밑그림이 만들어졌던 셈이다.

실제 정 사장은 재무개선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47.8%로 전년(289.7%) 대비 41.9%p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경우 7568억원에서 8065억원으로 늘었고, 반면 차입금은 2조3521억원에서 1조9901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덕분에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5953억원에서 1조1836억원으로 4117억원(25.8%) 줄어들었다.
올해 1월 2년 만기의 회사채 2400억원 중 1100억원을 3~5년물 사모사채로 차환 발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로 장기채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자금 시장에서 어느정도 신뢰 회복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사추위를 구성해 공모절차를 여는 등 새로운 사장을 뽑으려면 반년은 걸리는데 지금으로선 적절치 않은 선택”이라며 “지난해 대우건설이 어닝서프라이즈에 성공한 데다 최근 건설주 상승세로 매각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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