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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대우건설·아시아나항공 지분 정리 들어가나 ISS 측 "비주력 상장사 지분 매각은 합리적"...적절한 시기 매각 가능성

조은아 기자공개 2021-03-18 09:50:5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금호석화의 주주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 중 하나로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본업과 관련 없이 투자된 두 회사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는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모두 반대 의견을 내면서도 두 회사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 자체는 ‘합리적’(sensible)이라고 평가했다.

금호석화는 현재 이사회를 정비하고 신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보유해야 할 의미가 희미해진 아시아나항공 및 대우건설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 지분을 들고 있는 건 박 상무가 말한 것처럼 금호석화의 잘못된 투자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금호석화가 설립주주로 참여했으며 대우건설 역시 과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금호석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하게 된 건 1989년이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의 설립주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30년 넘게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은 11.02%다.

최초 취득금액은 1055억9500만원이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장부가액은 964억600만원이다. 단순 손실률로만 따지면 8.7%에 그치지만 물가 상승폭이나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금호석화는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주총에 대부분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견제구를 던졌다.

그러나 앞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금호석화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이 3.98%로 크게 떨어진다. 지분을 유지한다 해도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 굳이 지분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다.

대우건설 지분을 취득한 건 2006년 12월이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호석화도 참가해 지분 4.49%를 인수했다. 그룹 차원의 인수에 금호석화 뿐만 아니라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이 출자했다.

금호석화는 그 뒤 지분율을 소폭 줄여 현재는 3.36%를 보유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진작부터 매각 결정을 내리고 매각 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낮은 주가 탓에 적절한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석화는 2015년과 2018년에도 대우건설 지분 1% 안팎을 매각하려 했으나 대우건설 주가가 예상을 밑돌면서 매각을 철회했다.

대우건설 주가는 현재 6000원대 초반을 오가고 있다. 가장 최근 금호석화가 매각을 검토했던 2018년 8월의 5000원대 초반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보유한 지분 1395만여주를 매각하면 단순 계산으로 약 85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3.3% 증가하는 등 어닝 써프라이즈를 내면서 매각설에 휩싸인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 입장에서 두 회사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어봤자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지분을 들고 있던 이유는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실적도 나쁘지 않아 굳이 두 회사 지분을 저가에 매각하면서까지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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