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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OK저축은행, 매출·매입·자금까지…지원군 역할 '톡톡'⑤오너사와 활발한 내부거래, 매출 100% 의존도 관계사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1-04-29 07:48:36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저축은행은 OK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일감 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부업과 채권추심업, 금융IT시스템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일부 계열사는 매출의 100%를 OK저축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안정적인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영업하는 만큼 순이익률이 26%를 넘어서는 계열사도 있다.

이러한 회사들은 공통점이 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개인회사라는 점이다. OK저축은행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이렇게 쌓은 잉여금은 언제든 최 회장에게 배당될 수 있는 구조다. 제도권에 진출한 OK저축은행이 앞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면 오너 개인회사들이 과실을 나눌 수 있는 구조가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계열사 일감지원, 특수관계자 거래비중 16%

OK금융그룹은 OK저축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40여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해외법인 등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펼치는 핵심 계열사는 15곳 안팎이다.

OK저축은행은 이들 핵심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상호 매입·매출 및 자금 등 내부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따른 채권·채무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가장 활발하게 내부거래를 맺고 있는 계열사는 채권추심 업체들이다. OK F&I대부와 OK신용정보 등과 맺은 거래가 규모 면에서 가장 많다. 이외 OK홀딩스대부 등 대부업 계열사와 OK캐피탈 등과도 매입·매출 거래를 활발하게 벌였다. 또 OK데이터시스템과는 각종 IT시스템 운용을 위한 거래를 맺고 있다.

특이한 점은 OK저축은행이 계열사로부터 수익(매출)을 얻기보단 계열사에 일감을 주고 비용(매입)을 지출하는 거래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OK저축은행이 수익으로 인식한 거래보다 비용으로 인식한 내부거래가 약 12배 넘게 많았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은 영업비용(매입)으로 7519억원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15.73%인 1182억원을 계열사들과의 거래에 지출했다. 이 비율은 2018년 21.85%, 2019년 23.26% 등 더 높았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비율이 소폭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영업수익(매출)에선 계열사 매출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은 영업수익 995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0.98%인 97억원을 OK금융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거뒀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8년 2.37%, 2019년 1.68% 등 비교적 낮았다.

OK저축은행의 계열사 내부거래는 단순한 매입·매출에 그치지 않았다. 각종 자금거래를 수행하면서 미수금, 미지급비용, 예수부채 등이 채권·채무 형태로 엮여있다. 특히 계열사와 자금거래에서 발생한 부채가 많았는데 그 규모는 지난해 기준 180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1305억원, 2018년 1979억원, 2019년 2032억원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계열사와의 자금거래 가운데 예수부채가 특히 많았다. 지난해 그 규모는 175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액 7조9429억원의 2.21%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은 계열사들로부터 자금을 빌리고 매년 그 대가로 이자를 주는 식으로 자금거래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 규모는 2017년 1288억원, 2018년 1954억원, 2019년 2003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오너일가 개인회사, OK저축은행 발판 고수익

OK저축은행은 계열사 대상 내부거래를 통해 계열사에 일감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거래라면 매출과 매입의 규모가 비슷하게 유지되지만 매입 거래가 많았다.

특히 부실(NPL) 대출채권 매각이 많았다. OK저축은행은 OK금융그룹 내 채권추심 업체에 NPL 대출채권을 넘겨줬다. 지난해 총 4건의 NPL 대출채권 매각을 진행했는데 이 가운데 3건을 계열사가 가져갔다.

NPL 대출채권 매각 대금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계열사 지원 규모는 훨씬 더 크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총 644억원(대출원금 기준 1949억원)의 NPL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이 가운데 93.79%인 604억원을 OK F&I대부에 넘겼다. 나머지 40억원은 계열 관계가 없는 CSAM대부에 매각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OK F&I대부와 맺은 NPL 대출채권 매각에서 모두 손실을 입었다. 3건의 NPL 매출채권 내부거래를 통해 금액 기준 604억원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처분손실 832억원이 발생했다. 반대로 OK F&I대부는 싼값에 매입한 NPL 대출채권을 기반으로 고수익을 창출했다.

반면 계열사가 아닌 CSAM대부와의 NPL 대출채권 거래에선 처분이익을 얻었다. 장부가액 37억원 규모 NPL 대출채권을 40억원에 팔았다. 처분이익은 3억원이다.

이처럼 OK저축은행의 지원으로 일부 계열사는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 계열사의 경우 사실상 매출 100%가 OK저축은행으로부터 파생됐다. 안정적인 일감을 기반으로 한만큼 수익성도 높았다.

OK F&I대부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 793억원, 순이익은 207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률은 26.1%로 집계됐다. OK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단연 압도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OK저축은행에서 매입한 NPL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채권추심을 한 결과다.

지난해 OK저축은행으로부터 인수한 NPL 대출채권의 대출원금은 1909억원이었고, OK저축은행이 대손충당금 등을 적립한 뒤 평가해 놓은 가치는 장부금액 기준 1436억원이었다. OK저축은행이 장부가 기준 832억원의 처분손실을 입고 NPL 대출채권을 매각한 덕분에 OK F&I대부는 고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OK데이터시스템도 OK저축은행과 내부거래가 활발한 곳이다. 금융 IT시스템의 설치와 운영·보수 등을 담당한다. 지난해 OK저축은행으로부터 109억원을 벌어들였다.

별도 실적공시는 하지 않고 있지만 가장 최근인 2013년 매출은 123억원이다. 이후 뚜렷한 사세 확장이나 축소가 없었던 만큼 매출 규모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근거로 추정하면 매출의 90% 이상이 OK저축은행과 맺은 계약을 통해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OK신용정보도 지난해 매출 444억원 가운데 40% 가량인 180억원이 OK저축은행과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OK신용정보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회 등을 주력으로 한다. OK저축은행의 대출자산 관련한 일감을 수주해 매출을 내고 있다.

이처럼 OK저축은행이 규모가 큰 내부거래를 맺고 있는 업체들은 공통점이 한 가지 있었다. 모두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개인회사라는 점이다. OK F&I대부는 최 회장이 특수관계인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J&K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수익금 모두 J&K캐피탈을 거쳐 최 회장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OK신용정보는 J&K캐피탈의 손자회사다. OK시스템즈는 최 회장의 100% 개인회사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채권 매각 또는 재매각 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 및 문제 방지를 위해 원 채무자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며 "이에 따라 OK금융그룹은 소비자신용법에 따라 채권의 2차 3차 매각시에 일어날 수 있는 금융사고 및 문제 방지를 위해 그룹 내에 보유하고 있는 신용정보사에서 이를 담당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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