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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지각변동]미래에셋, 1위 삼성 턱밑추격...해외 계열사 '시너지'ETF 라인업 129개, 업계 최다…점유율 30% 육박하며 삼성과 격차 줄여

이돈섭 기자공개 2021-05-03 13:06:55

[편집자주]

급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플레이어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 경쟁은 물론이고 '업계 최저' 타이틀을 건 보수율 인하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 액티브 ETF에 대한 기대감으로 후발주자들도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더벨은 ETF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발생하는 현안과 각 운용사들의 대응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 삼성자산운용과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 시장 초창기 70%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진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20%포인트 수준이 됐다. 그간 꾸준히 주력해온 해외 비즈니스 망 구축 효과도 상당했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26일 현재 미래에셋운용의 ETF 순자산은 16조3304억원이다. 국내 ETF 운용사 15곳 ETF 순자산 58조3893억원의 28.0%를 차지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운용이 2006년 ETF 시장에 진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말 25.3%에 비해 2.7%포인트 확대했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과 격차도 21%포인트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 ETF 순자산은 28조7514억원으로 국내 ETF 시장 전체의 49.2%를 차지했다. 2006년 이후 현재까지 연말 기준 점유율 차이만 놓고 따져 봤을 때 삼성운용과 격차가 이 정도로 줄어든 적은 없었다.

2007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 ETF 시장 플레이어 수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미래에셋운용 점유율은 한때 한 자리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꾸준히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점유율이 조만간 30%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최근 국내 ETF 시장 업체 간 점유율 변화는 KB자산운용이 점유율을 지난해 말 6%대에서 넉달여만에 8%대로 끌어올린 데서 기인했다는 주장이 있다. 올해 2월 초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BSTAR200ETF' 보수율을 연 0.045%에서 연 0.017%로 내린 것을 시작으로 투자금이 KB운용으로 쏠리기 시작했다는 것.


보수율 인하 효과는 상당했다. 올해 1월 말 KB운용의 ETF 순자산은 3조4646억원이었는데 이달 26일 4조8420억원으로 불과 석달만에 1조3774억원이 불어났다. 이 기간 성장률은 39.8%다. 삼성운용 ETF 순자산이 28조1364억원에서 28조7514억원으로 2.2%(6150억원) 증가한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미래에셋운용 성과도 상당했다. 미래에셋운용 순자산은 14조5332억원에서 16조3304억원으로 1조7972억원(12.4%) 불어났다. 증가액 절대치는 KB운용보다 30% 이상 높지만 순자산 규모도 KB운용의 3배 이상 월등하기 때문에 성장률이 오히려 더 작게 산출됐다. 성장률은 증가액 대비 순자산으로 따지고 있다.

특히 국내 15개 ETF 운용사 중 상당수의 ETF 순자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는 설명도 있다. 수년간 해외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국가 내 여러 자산을 ETF로 선보인 것이 일종의 'ETF 투자 플랫폼' 역할로 이어진 효과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미래에셋운용의 행보는 가팔랐다.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한 데 이어, 같은 해 캐나다 호라이즌스 ETFs도 인수했다. 2013년엔 콜롬비아 보고타 거래소에서 ETF를 상장했다. 2018년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 X'도 그룹 안에 품고 같은 해 일본에 글로벌 X 재팬을 설립했다.

미래에셋운용이 미국과 유럽, 인도, 일본, 중국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는 건 그간의 네트워킹 구축 노력과 무관치 않다. 지수 추종 ETF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러 국가의 특정 섹터와 여러 테마에 투자하는 ETF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성공, 시장 투자 수요에 응답하는 데 주력했다.
그룹 계열사와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ETF를 투자 자산으로 편입한 펀드나 랩을 출시해 자금을 끌어모으면 ETF 운용규모도 커지는 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초 각종 테마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초과 수익을 내는 데 주력하는 '슈퍼테마 ETF 랩어카운트'를 출시, 석달만에 1500억원을 끌어모았다.

해당 상품은 글로벌X와 호라이즌스 등 그룹 해외 계열사 테마 ETF 편입에도 적극적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같은 테마를 담은 랩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구성 종목과 비중은 제각각"이라며 "미래에셋그룹 해외 네트워킹에 기반한 리서치 역량을 갖춘 점이 해당 랩 자문역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펀드도 미래에셋운용 테마 ETF 등 성과에 기대 상당한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X 테마 ETF를 자산 일부로 편입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 '해외성장형'의 경우 2004년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239.3%. 해당 변액보험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현재 2088억원 수준이다.

관건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이다. 미래에셋운용 역시 KB운용만큼은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보수를 낮추고있다. TIGER200 ETF 보수율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연 0.46%에서 연 0.05% 수준으로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운용사들이 제살을 깎아먹으면서 ETF를 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ETF 비즈니스를 통해 창출하는 수익은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고 상당수 운용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업계 1위인 삼성운용을 제외하고 일정 수준 이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는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운용의 지난해 ETF 매출은 700억원 수준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그룹은 오너인 박현주 회장이 ETF 라인업 확충이라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수익이 나지 않아도 ETF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수익이 나기 시작하는 시점이 ETF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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