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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트랜드]사라지는 관료 출신…사외이사 인식 변화 '실마리'①금융당국 이사회 규제 영향…전·현직 교수 향한 러브콜은 증가세

이돈섭 기자공개 2025-05-13 08:13:32

[편집자주]

금융회사 이사회는 모범적이다. 상장 금융지주사의 경우 소유가 분산돼 있어 최대주주 영향력이 제한적이라 이사회 권한 범위가 비교적 클뿐 아니라,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theBoard는 상장 금융지주사 7곳의 최근 10년 간 사외이사 변화 양상을 들여다보고 최근의 금융지주사 이사회 구성의 트랜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08시2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사 이사회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지주사마다 정부 부처 장·차관 출신 인사를 비롯해 국세청 고위 공무원과 판·검사 출신을 이사회에 기용해 왔지만, 이제는 관료 출신 인사가 이사회에 없는 곳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사회 구성 변화는 시장의 인식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theBoard는 KB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등 상장 금융지주 7곳의 2015년 말부터 올 3월까지 최근 10년간 이사회 내 사외이사 변화 양상을 분석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2019년 초 출범한 점을 감안, 2015년부터 2018년 간 이사회 자료는 주력 계열사 우리은행 이사회 내용을 참고했다.

사외이사 출신 구분은 각 사외이사 커리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직업을 기준으로 삼았다. 구체적으로는 관료 출신과 기업인, 변호사, 회계사, 대학교수, 연구원 등 6개로 대별했다. 관료 출신의 경우 정부부처를 비롯해 산하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이를 포함했으며 기업인의 경우 업종 불문 기업에서 주로 근무해 온 이를 포함했다.

최근 10년 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사회 규모 변화다. 2015년 말 7개 상장 금융지주(우리은행 포함) 사외이사 수는 45명이었는데 2019년 말 50명을 거쳐 올 3월 56명으로 확대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JB금융이 9명을 기용했고 iM금융이 8명, 우리금융, KB금융, BNK금융 등 3곳이 각 7명씩 채용했다.

그간 이사회 규모 변화가 가장 컸던 곳은 JB금융지주였다. 2015년 말 J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5명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2019년 6명으로 확대된 데 이어 2023년 9명으로 증가, 현재도 이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2021년과 2022년 사외이사 수를 12명까지 대폭 확대한 바 있지만 2023년 현 규모로 축소해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iM금융의 경우 2015년 말 5명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2019년 6명으로 확대한 데 이어 2023년 7명, 올 3월 8명으로 규모를 키운 상태. 신한지주의 경우 2021년과 2022년 사외이사 수를 12명으로 대폭 확대했지만, 2023년부터 현 수준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10년 내내 거의 줄곧 7명 수준을 유지했다.

구성 측면 변화도 상당했다. 2015년 말 상장 금융지주사 7곳의 사외이사 45명 중 관료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6.7%(12명)이었는데 2019년 20.0%(50명 중 1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3월에는 12.5%(56명 중 7명)로 작아졌다. KB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일부 지주사의 경우 현재 이사회에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한 명도 두고 있지 않다.

JB금융과 iM금융, BNK금융지주 등 지방은행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지주사는 이사회 전체 규모와 관계 없이 거의 매년 2명의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기용하고 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법조계 인사와 금융정책 및 감독당국 출신이 대부분이다. 전직 판·검사와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 출신이 각각 3명이었으며 기획재정부 출신도 1명이었다.

기업인 출신 인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지는 추세다. 2015년 말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37.8%(17명)이었다가 2019년 38.0%(19명)로 소폭 늘었지만 올 3월 30.4%(17명)로 쪼그라들었다. 기업인 출신으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 임원 출신 인사가 대부분이었고 일반 기업 출신도 제한적으로나마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 관료와 기업인이 빠져 생긴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인사들은 교수들이다. 2015년 전체의 28.9%를 차지했던 전현직 대학교수 사외이사는 2019년 전후로 비중이 줄어드는 듯 했지만, 근래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 올 3월 37.5%(56명 중 21명)를 기록했다. 상장 금융지주사 10명 중 4명이 전·현직 교수를 사외이사로 기용한 셈이다.

현재 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KB금융이다. 현재 KB금융 사외이사 7명 중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4명(57.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해당 인사들이 현직 교수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금융지주사 중 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가장 적은 곳은 JB금융지주였다. 올 3월 현재 JB금융지주 9명의 사외이사 중 교수 출신은 1명뿐이다.

거버넌스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가 증가하는 반면,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감소하는 것이 최근 주요 기업 사외이사 채용 트랜드 중 하나"라면서도 "금융지주사의 경우 타사 사외이사 겸직이 불가능한 데다, 복잡한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교수 출신 인사가 선호받고 있는 듯 하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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